권춘식씨, 85세에 방통대 졸업… “대학원 진학할 것”

입력 2012-03-02 19:18


“졸업한 것도 감사한데 잔치까지 열어주니 더욱 감사하지요.”

올해 한국방송통신대 최고령 졸업생인 권춘식(85·사진)씨는 2일 잔치를 열어준 마을주민들에게 과분한 대접을 받았다며 연신 고마워했다.

권씨가 지난달 무사히 대학과정을 마치자 경북 영주시 이산면 원리 번영회(회장 권정희)를 중심으로 마을 주민들이 1일 영주시근로자복지회관에서 성대한 축하잔치를 마련했다. ‘만학도 85세 권춘식 선생 학사학위취득 축하연’ 현수막이 내걸렸고, 잔치에는 지역 기관장과 마을주민 300여명이 참석해 화기애애한 분위였다.

권씨는 5∼6세 때 천자문을 마스터할 정도였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웠다. 따라서 일제치하였던 1942년 지금의 초등학교인 보통학교를 졸업한 것이 학력의 전부였다.

그는 보통학교를 졸업한 지 64년 만인 2006년 영주YMCA에서 운영하는 야학에 입학했다. 1년 만에 고입검정고시와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어 2007년 방송통신대학 문화교양학과에 입학해 하루 4∼5시간씩 인터넷 강의를 들으면서 학점을 이수, 5년 만인 지난달 22일 졸업장을 받았다.

권씨는 공부를 시작하면서 영어와 컴퓨터 공부가 생각보다 힘들자 술과 담배는 물론 바둑과 장기까지 끊었다. 하지만 컴퓨터는 재수강을 해야 했고, 영어 수강 과목은 한문으로 바꿨다.

권씨는 슬하 6남매를 모두 결혼시킨 상태다. 그는 “2001년 아내와 사별하고 2003년 함께 살던 아버지마저 100세로 세상을 뜨자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며 “대학원에 진학해 한문학을 공부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주=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