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했으면 어머니가… “강도 행각 아들 구속시켜 주세요”

입력 2012-03-02 23:51

“아들을 구속해주세요. 제발 범죄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게….”

광주 남부경찰서에 2일 아들을 자진 신고한 어머니와 범행 뒤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힌 광주 모 중학교 3학년인 아들 송모(15)군이 만났다. 어머니는 말을 잇지 못했다.

송군과 동네 선배 유모(18)군은 훔친 그랜저TG 승용차를 몰고 다니다 이날 새벽 광주 봉선동 한 편의점에서 흉기로 여종업원을 위협한 뒤 50여만원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송군은 이전에도 수차례 차량털이, 절도 등으로 처벌을 받았다.

면허 없는 송군이 차를 운전한 사실을 알 때마다 가슴 졸이던 어머니는 계속 범죄의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아들을 위해 지난달 28일 아들의 범행을 ‘자진신고’했었다. 이 바람에 지난달 18일 광주 광천동에서 훔친 그랜저TG 승용차를 타고 다니던 송군 등은 광주 광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송군의 철없는 범행은 계속됐다. 송군 등은 지난달 29일 새벽 광주 양동 한 아파트에서 다시 그랜저TG 승용차를 훔쳐 광주시내에서 시속 180㎞로 광란의 질주극을 벌였다. 송군 등은 훔친 차량을 타고 다니다가 2일 오전 3시45분 편의점에서 강도짓을 하기에 이르렀다. 송군은 이날 오전 훔친 차로 태연히 등교해 수업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송군은 범행 이유에 대해 “군것질하고 PC방, 노래방 갈 돈이 필요해서…”라고 말했다. 경찰은 송군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광주=이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