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중독 초등생 “급식 안먹어”… 식약청, 5학년 1만명 표본조사

입력 2012-03-02 19:12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패스트푸스 음식에 중독증상을 보이면서 스스로 점심을 굶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음식편식으로 채소와 과일류를 섭취하지 않아 비만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일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식생활 환경을 조사한 결과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진 어린이 10명 중 1명이 맛이 없거나 다이어트를 한다며 점심을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는 식약청이 지난해 6∼7월 한국영양학회와 공동으로 인구 50만명 미만 전국 123개 시·구의 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 1만명을 개별면접해 이뤄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뇌에 에너지를 제공하고 학습에 도움을 주는 아침식사를 1주일에 1회 이상 먹지 않는 비율은 24.4%였다. 주 1회 이상 저녁을 먹지 않는 비율도 11.2%에 달했다.

특히 패스트푸드에 노출된 어린이 10명 중 8명이 과일이나 채소를 권장섭취수준보다 적게 먹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과일과 채소에는 성장기에 꼭 필요한 비타민과 섬유질 등이 함유돼 적게 먹을 경우 비만 체질이 될 수 있다.

과일은 매일 한 번 이상 먹는 어린이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로 집계됐다. 권장 수준인 매일 두 번 이상(하루 사과 1개나 귤 2개) 섭취 비율은 15.5%에 불과했다.

채소는 매일 2회 이상 섭취하는 비율이 30.8%, 매일 1회 먹는다는 비율이 28.8%였다. 9∼11세 어린이의 하루 권장 채소 섭취량은 매일 5회 이상 김치를 포함해 다섯 접시 정도이다.

반면 패스트푸드의 경우 1주일에 1회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닭튀김이 41.6%로 가장 높았으며, 피자(28.6%), 햄버거 (22.8%)의 순으로 나타났다. 라면(컵라면 포함)과 탄산음료를 1주일에 1회 이상 섭취한다는 비율은 69.2%였으며, 10명 중 1명(11.7%)은 이틀에 한 번 이상 라면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표시 성분 중 비만인 사람이 확인해야 할 영양성분을 조사한 결과 정확히 인지하는 비율이 40.7%로 과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어린이들이 고열량·저영양 식품을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항목에 대해서는 81.9%로 높은 비율을 보여 비만예방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