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물 찾으러 왔어요” 고가품만 골라 유유히… 유실물센터 돌며 주인 행세 20代 구속

입력 2012-03-02 19:09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일 지하철 유실물센터나 경찰서에 보관 중인 고가의 물건을 자기가 잃어버린 것처럼 속여 가로챈 혐의(상습사기)로 이모(27)씨를 구속했다. 이씨에게서 금반지, 캠코더, 명품가방 등을 사들인 금은방업주 등 8명은 업무상 장물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씨는 PC방에서 서울메트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지하철 4호선에서 누군가 잃어버린 명품가방(시가 80여만원)을 확인한 뒤 유실물센터를 방문해 자신의 것이라고 속여 가져가는 등 40여 차례 1500만원 상당의 물품을 가로챈 혐의다.

이씨는 비슷한 수법으로 유실물관리센터에서 반지, 명품가방, 캠코더 등을 20여 차례 찾아갔다. 또 서울, 부산, 충북, 인천 등을 돌며 경찰서와 지구대에 보관 중인 현금과 반지 등 1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가져간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물품을 찾아갈 때 신분증을 제시했고, 충남의 한 경찰서에서는 순금반지를 찾으면서 습득한 사람에게 보상금 30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2차례 이상 유실물을 찾아가는 사람을 자동 점검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고승욱 기자 swk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