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총선 실시… ‘保-保 대결’ 양상
입력 2012-03-02 21:47
290명의 의원을 뽑는 이란 총선이 2일 전국 4만7000곳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마즐리스’라고 불리는 이란 의회의 주인을 가리는 선거에는 3269명의 후보가 출마, 유권자 4800만명의 선택을 기다린다.
이번 선거는 부정선거 의혹 논란을 야기했던 2009년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재선 이후 전국 규모의 첫 선거다. 그러나 눈길을 끌 만한 흥행 요소는 별반 없다. 아마디네자드가 지난 대선 이후 야권과 개혁파의 손발을 모두 묶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여야(與野)’ 또는 ‘개혁과 진보’의 싸움이 아니라 ‘보수와 보수’의 싸움일 뿐이다. 모두 67개에 달하는 정파가 참여한 이번 총선에 개혁파는 민주전선과 노동당 등 2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도 진정한 개혁파는 아니라는 평가여서 이번 총선은 보수파, 특히 강경보수파끼리 각축하는 양상이다.
따라서 관심은 누가 당선되느냐보다 투표율이 얼마냐이다. 투표율의 고저에 따라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 정도가 가늠된다. 체제의 정당성을 확인받기 위해서는 민심의 지지를 얻어야 하고 그 방법은 투표율을 높이는 것뿐이라는 판단이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사진)는 1일 이번 총선에 높은 투표율을 기대한다며 “제국주의자들에게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dpa 통신은 보도했다. 이란 국영 TV는 ‘미국은 이란 국민의 투표율을 두려워한다’는 배너를 화면에 내걸고 투표를 독려했다. 혁명수비대까지 나서 군인과 가족들의 투표를 강요했다.
일각에서는 강경보수파 측에서 이미 높은 투표율이 나올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투표율도 이에 맞춰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삼은 투표율은 60%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총선 투표율은 55.4%였다.
서방국가들은 국내 선거에서 유달리 핵개발 문제가 주요 이슈로 등장하는 데 촉각을 세우고 있다. 경제 발전을 위한 평화적 목적이라는 핵개발 문제가 자꾸 거론되는 것이 서방과의 협상을 위한 과시용이라고 보고 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