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값, 상승률 22년만에 ‘최고’…2월 13.8% 기록 2011년보다 10배 이상 뛰어

입력 2012-03-03 21:37


주부 이모(43)씨는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의 교복을 맞추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아이비클럽에서 맞춘 교복 한 벌 값은 23만원. 여기에 와이셔츠와 바지를 한 벌씩 추가하자 40만원 가까이 됐다. 이씨는 “주변에서 교복값이 너무 올라 선배들의 옷을 물려받아야겠다는 얘기가 많다”고 전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지만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정반대다. 교복 가격상승률은 22년 만에 최고수준이 됐고 전셋값도 9년여 만에 가장 큰 오름세를 보였다.

통계청은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라 2010년 12월 3.0% 이후 가장 낮았다고 2일 밝혔다.

하지만 새학기를 맞아 자녀들의 학생복을 사거나 집을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은 크게 올라 서민들이 실제 느끼는 체감 물가 수준은 안정세와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 2월 대비 남자학생복은 13.2%, 여자학생복은 14.2% 각각 올랐다. 이는 1990년 4월(남자학생복 17.0%, 여자학생복 16.5%)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학생복 가격이 급등한 것은 대형 교복업체들이 올해 출고가를 일제히 올렸기 때문이다. 통계청과 교복업계에 따르면 아이비클럽, 스마트 등 대형 교복업체들의 교복 출고가격은 지난달 평균 13.8% 올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1.3%) 상승률보다 10배 이상 뛴 것이다.

전·월셋값 상승도 서민들의 허리를 휘게 했다.

지난달 전셋값은 6.0% 올라 2002년 12월(6.0%) 이후 9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 월세 상승률(3.3%)도 지난해 평균 상승률 2.6%를 크게 웃돌았다. 전체 집세 상승률은 5.0%로 지난해 11월(5.1%) 이후 4개월 연속 5%대를 이어갔다. 5%대 집세 상승률은 2002년 12월(5.4%)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교 교과서가 43.5%나 올랐고 석유류 가격도 7.9%로 전체 물가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다만 축산물 가격이 지난해 구제역 등으로 급등한 데 대한 기저효과로 12.0% 감소했고 휴대전화비 등 공공서비스 요금이 내려가면서 물가안정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