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 美 총기 난사로 숨진 학생의 어머니 “내 아들 죽인 아이 용서”
입력 2012-03-02 19:02
같은 학교 친구의 총기 난사로 사망한 고등학생의 어머니가 살해 용의자를 용서한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어머니는 아들의 장기를 기증해 8명의 생명까지 구했다.
지난 27일 오전 미국 오하이오주 차든 고등학교 구내식당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이 학교 학생 T J 레인이었다. 이 사건으로 1명이 즉사했고, 2명이 병원에서 숨졌으며, 다른 2명이 중태에 빠졌다.
병원에서 치료 중 사망한 드미트리우스 휼린의 어머니 필리스 퍼거슨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용의자로 체포된 레인을 “용서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가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는 사람들을 향해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라고 한 말씀을 인용하며, “레인 역시 자신이 어떤 죄를 저지르고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 나는 그를 용서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에게 ‘과거 속에서 살지 말고 오늘을 살아라, 용서는 거룩한 것’이라고 가르쳤다”고 회고하며 “하나님의 은혜는 날마다 새롭다. 우리는 모든 것을 용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휼린은 평소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어머니는 아들의 뜻을 기려 그의 장기를 모두 기증했다. 퍼거슨씨는 “내 아들은 죽었지만 새 삶을 살게 될 것”이라며 “아들이 도와준 8명이 새 삶을 살게 됐다”고 말했다.
퍼거슨은 “아들은 내가 늙으면 우리가 함께 살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면서 “나는 그가 나를 무덤에 묻어 주리라고 생각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