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잡음에 숨 죽인 한명숙… 공천 갈등·반발 겹쳐 사면초가
입력 2012-03-02 23:14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공천을 둘러싼 당내의 갈등과 반발, 연일 터지는 선거인단 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여기에다 외부 공세에 대한 대응도 만만치 않다. 그러다 보니 일찌감치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달리 한 대표는 ‘입’으로 때우고 있다는 당 안팎의 비판까지 감내해야 하는 실정이다.
한 대표는 2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 22일 이명박 대통령이 제주 해군기지를 빠르게 건설하라고 주문을 하자 총리실과 국방부, 해군, 경찰이 총동원돼서 일사불란하게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로는 어떤 재앙을 초래할지 모르는 만큼 공사 강행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2월에만 60여명의 주민이 연행되는 등 무차별 인권유린이 이뤄졌다”며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국회에서도 여야 합의로 제주 해군기지 관련 예산을 삭감한 바 있다. 이것은 더 이상 추진하지 말라는 취지”라고도 했다.
이에 새누리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대표는 한·미FTA, 제주도 해군기지와 관련해 거의 달인에 가까울 정도로 말바꾸기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 ‘성공과 좌절’을 보면 ‘말을 자주 바꾸는 사람은 지도자의 영역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나와 있다”며 “노무현 정부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을 꼽는다면 한 대표가 첫 번째”라고 비꼬았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모바일 경선을 선거법에 입법하는 것은 시기상조이거나 문제점이 많다는 것이 새누리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가 강행하고 있는 민주당의 모바일 선거 문제점을 꼬집은 것이다.
여기에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명숙 대표와 제가 책임지고 야권연대를 성사시켜 야권을 기사회생시키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자”며 한 대표에게 긴급회동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협상대표 간 여러 차례의 공식 회동에서 야권연대 성사를 위한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며 “이 위기를 돌파할 책임과 권한은 단 두 사람, 한 대표와 제게 있다”고 압박했다.
한편 투신자살 사건까지 몰고 온 선거인단 대리 모집이 경기도 안양에서도 새롭게 불거졌다. 이종태 안양시 만안 예비후보는 이날 “경선 상대 후보가 선거인단 대리등록을 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