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 판짜기’ 고심] 새누리당, 수도권도 쇄신몰이?

입력 2012-03-03 01:04


새누리당이 5일 2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총선 승리를 위해 수도권에서도 대구 등 영남권에 못지않은 ‘물갈이 쇄신’ 잣대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민주통합당이 공천 쇄신을 바라는 민심에 역주행하면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언했던 것처럼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을 통한 공천 차별화가 더 절실해졌다는 분석이다. 제대로 된 공천이란 여론이 형성된다면 전체 지역구 246석 중 112석(45.5%)의 수도권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당내에서 조심스럽게 커지고 있다.

핵심 당직자는 2일 “정책쇄신과 인적쇄신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여론이 조금씩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전방위로 공천쇄신의 고삐를 더욱 죄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돈 비대위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공천 탈락자들이) 무소속 연대를 만들어 출마해도 2008년 (친박연대) 사태가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서울 종로 등은) 이미 전략지역으로 선택했기 때문에 경선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재오 의원의 공천에 대해선 당내에서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있어왔다”면서 한발 물러섰지만 나머지는 ‘탈당해도 겁나지 않는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서울의 경우 18대 총선에서 48곳 중 당선자를 낸 41곳(은평을 재선거 당선 포함)에서 은평을(이재오) 도봉을(김선동) 노원을(권영진) 등 3곳만이 1차 공천에서 살아남았다. 45곳 중 양천갑·종로·금천·노원병은 불출마, 성북갑·관악갑·마포을은 탈당, 강남을·노원갑은 의원직 상실, 동대문을(홍준표)은 당에 일임해 이들 10곳은 자연 물갈이 지역이다. 여기에 1차 전략지역 중 강남갑(이종구) 서초갑(이혜훈) 서초을(고승덕) 송파갑(박영아) 송파을(유일호) 등 현역 5곳은 재공천에 적신호가 켜져 있다. 나머지 23명의 현역 중에도 ‘25% 컷오프’에 걸려 5명 안팎이 탈락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만으로도 현역의원 50% 물갈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동대문갑(장광근) 강동갑(김충환) 강동을(윤석용) 등은 도덕성 검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의 홍사덕 의원 투입설에 대해 이 위원은 “자칫 (현 정부) 심판선거로 갈 가능성이 많다. 좋은 생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민주당 정세균 의원과는 대조적으로 보다 젊고 참신한 후보를 내야 훨씬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은 현역의원 10명(전체 12석) 중 홍일표(남갑) 윤상현(남을) 이상권(계양을) 이학재(서·강화갑) 등 4곳의 공천이 확정된 상태다. 나머지 6명 중 5명이 고령·다선이고 1명은 친이계 핵심이다.

경기는 31명(전체 52석) 현역 중 전재희(광명을) 유정복(김포) 차명진(부천소사) 의원 등 3명이 재공천을 받은 상태이고 분당갑(고흥길)과 과천·의왕(안상수)은 전략공천지역이다. 나머지 26명 가운데 6∼7명은 25% 컷오프에 걸려 탈락될 가능성이 높다. 전략지역이 추가로 선정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