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선 D-1] 푸틴에 맞서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 많아야 10%대
입력 2012-03-02 18:45
4일 러시아 대선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 대적하기 위해 나선 후보는 총 4명이다.
이들 중 역대 여론조사나 당선가능성으로 볼 때 푸틴 총리에 대적할 만한 후보는 없다. 많아야 10%대나 그 이하의 득표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이들의 최대 목표는 푸틴의 과반득표 저지가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2차 투표에서 힘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 야당 공산당 당수 겐나디 주가노프(67)는 그간 3차례 대선에 출마했으나 그때마다 2위에 그쳤다. 개방 이후 경제난과 사회적 혼란이 극에 달했던 1996년 대선 1차 투표에서 32%의 득표율을 기록해 35%를 차지한 보리스 옐친 당시 대통령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2차 결선 투표에서 40% 득표에 그쳐 53%를 차지한 옐친에 고배를 마셨다. 그의 최근 지지율은 8∼11% 가량이다.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자유민주당 당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65)는 이번이 다섯 번째 대선 도전이다. 매번 10% 미만의 득표율에 그쳤지만 러시아 내의 민족주의 정서를 등에 업고 꾸준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중도 좌파 성향의 ‘정의 러시아당’ 당수 세르게이 미로노프(58)는 지난해 12월 중앙선관위에 대선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단순히 대선에 참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승리하기 위해 후보로 나섰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10년여 동안 상원 의장을 지내며 크렘린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던 미로노프는 지난해 4월 푸틴 총리가 이끄는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을 비판한 뒤 의장직에서 쫓겨났다. 뒤이어 지난해 9월 여당이 푸틴 총리를 대선 후보로 내세우자 “통합 러시아당이 추대한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직접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러시아의 3대 재벌로 무소속으로 대선전에 뛰어든 미하일 프로호로프(46)는 이번 대선에서 가장 주목받은 신예 후보다. 러시아의 대표적 올리가르히(신흥재벌)로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루살(RUSAL)’ 주식 17%와 러시아 최대 금 채굴업체인 ‘폴류스 졸로토’의 주식 30%를 소유하고 있으며 미국 NBA 농구팀 ‘뉴저지 네츠’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2011년 4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발표에 따르면 프로호로프는 개인재산 180억 달러로 러시아 내 세 번째 부자로 조사됐다. 그의 출마가 야권분열을 노린 푸틴의 기획이라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