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시리아내 레이더망 대폭 확충… 이스라엘의 對이란 선제공격 대비
입력 2012-03-01 19:18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설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에 대비해 시리아에 있는 레이더망을 확충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이란의 지하핵시설이 미국의 최신형 벙커버스터(bunker buster) 폭탄 공격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은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외국은행 제재에 돌입했다.
◇러시아, 레이더망 확충=러시아가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을 대비해 시리아 내 감시망을 확충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남쪽에 위치한 러시아의 레이더망은 남쪽으로는 이스라엘의 텔 아비브, 북쪽으로는 요르단과 이라크 서부까지 항공 수송량을 모니터할 수 있다.
이번 레이더망 확충으로 감시 거리가 이스라엘과 요르단 전역, 사우디아라비아 북부까지 늘어났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감시망 관련 최첨단 기술을 도입했고 인력도 늘렸다.
블라드미르 푸틴 총리는 “러시아는 이란에 대한 공격 위협을 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참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이란에 대한 어떤 군사적인 공격이나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 요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란 지하핵시설, 벙커버스터 공격에 노출=지하에 은닉된 목표를 타격하도록 설계된 미군의 최신형 벙커버스터 폭탄이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파괴할 수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그동안 벙커버스터는 우라늄 농축을 시작한 이란 북부 포르도 지하 핵시설처럼 산악지대에 건설된 시설은 파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미 군사 전문가는 이날 “신형 벙커버스터가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는 포르도의 지하 시설을 폭파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를 위해 이란 지하 핵시설과 비슷한 깊이에 있는 시설과 산악 터널에 대한 공격 실험을 해왔다고 말했다.
◇미, 이란과 거래하는 외국은행 제재=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각국 금융기관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29일부터 시행됐다. 미 재무부는 이란 중앙은행과 비석유 부문 거래를 계속하는 해외 금융기관은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자동차나 정보기술(IT) 제품을 이란에 수출하는 기업에 피해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2단계 제재 대상은 이란과 석유 거래 규모를 축소하지 않는 나라와 그 기업으로 확대된다.
석유 거래 제재는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6월 28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최대한 신속하게 대이란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발언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