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전 V합작 두남자 ‘이동국·이근호’ 월드컵잔혹사 끝내자

입력 2012-03-01 19:15

이번에는 월드컵과 인연을 맺을 수 있을 것인가.

‘라이언 킹’ 이동국(33·전북 현대)과 이근호(27·울산 현대)는 월드컵만 따지만 ‘비운의 스타’로 불린다. 이동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았으나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월드컵 출전이 번번이 좌절됐다. 12년 만에 출전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쳐 집중적인 비난을 받기도 했다.

빠른 발을 이용한 돌파력이 뛰어난 이근호는 월드컵 무대에 단 한 차례도 나서지 못했다. 이근호는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진행된 현지 전지훈련에서 최종 엔트리 23명에 들지 못해 눈물의 귀국길에 오르기도 했다.

월드컵 악연을 갖고 있는 이 두 선수가 ‘꿈의 무대’ 월드컵을 향해 다시 축구화를 질끈 메고 있다.

이동국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쿠웨이트와의 최종 6차전에서 후반 20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쿠웨이트 킬러’임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지난달 2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두 골을 몰아넣어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입지를 굳힌 이동국은 이번 쿠웨이트 전에서도 골을 터뜨려 한국을 최종 예선으로 이끌었다. A매치에서 넣은 27골 가운데 9골을 중동 국가를 상대로 터뜨린 이동국은 쿠웨이트를 상대로 5골을 넣은 것이다.

이동국은 “브라질 월드컵을 지금 생각할 필요가 없다. 앞에 있는 것만 잘하면 마지막에 그 무대에 서 있을 수 있다”며 “최종 예선에서는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근호도 후반 25분 추가골을 터뜨리는 등 1골 1도움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이근호는 폭넓은 활동량을 보이며 한국 공격을 이끌었다.

이근호는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았다. 하지만 이겨낼 수 있었다. 브라질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