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서 피랍 순례단장 이형규 장로의 감사 편지 “29시간 만에 풀려난 것은 한국교회 중보기도의 기적”
입력 2012-03-01 21:29
지난 2월 10일 한국 목회자와 장로 등 2명이 이집트 성지순례중 무장 베두인족에게 납치됐다 29시간만에 풀려났다. 많은 사람들은 ‘제2 아프간 인질 사태’를 떠올리며 경악했지만 사건은 예상외로 신속히 해결돼 국민을 안도케 했다. 당시 성지순례단장이었던 예장 통합 서울남노회 노회장 이형규 장로가 사건 해결을 위해 기도하고 힘써준 한국교회와 정부에 감사하는 글을 보내왔다.
우리 노회에서는 선교교육대회 차 31명이 이집트, 요르단,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갔다. 그런데 지난 2월 10일 이틀째 되는 날, 이집트 시내산을 등정하기 위한 숙소를 15분 앞둔 거리에서 이민성 목사님과 이정달 장로님이 베두인 족 5명에게 피랍되었다. 남은 일행 29명은 시내산 아래 캐더린 인근 숙소에 모여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한국에서 하루 늦게 피랍 소식을 접하고 두바이를 거쳐 암만의 아카바항에 도착한 나는 우리 정부의 외교부와 국정원, 그리고 총회에 바로 연락을 취한 뒤 실시간으로 현지상황을 보고했다. 우리 정부가 신속하게 대응해 준 결과 피랍된 지 29시간 만에 극적으로 풀려날 수 있었다. 피랍소식에 예장통합 총회장님을 비롯해 총회 임원과 노회원, 그리고 많은 교회에서 우리를 위해서 중보기도를 해주셨다.
29시간 만에 극적으로 일행이 석방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분들이 매시간 연락을 주셨는지 모른다.
일행이 석방되기 전까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듯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내 마음 한 켠에는 굳은 믿음이 있었다. 선교교육대회이기에 하나님께서 지켜주시지 않겠는가 하는 믿음과 40일 금식기도를 열한 번이나 한 이민성 목사님을 하나님께서 더 큰 어려움에는 빠지지 않게 하실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그런 믿음을 갖고 기도하면서 당시 상황을 진두지휘했다. 내가 한국의 일정 때문에 하루 늦게 도착해 피랍되지 않고 현지에서 상황을 진두지휘한 것은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였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을 통해 마음속 깊이 몇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우리는 언제 무슨 일이 닥칠지 아무것도 모르는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또한 한국 교회의 중보기도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고 큰 역할을 하는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불현듯 샘물교회의 사건이 떠오르며 그때처럼 이번 사건이 장기화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그런데 29시간 만에 사건이 해결된 것은 우리 정부의 도움도 컸지만 무엇보다 한국 교회의 중보기도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정부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높아졌음을 확인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 정부는 피랍일행이 석방될 때까지 신속하게 대응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었다. 석방된 뒤에도 우리 일행이 남은 요르단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마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었다.
다시 한 번 한국 교회의 뜨거운 사랑에 빚진 자로서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그리고 그 사랑의 빚을 겸손하고 성실히 갚아가는 노회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
정리=박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