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여전한 여행수지… 업무여행수지 3년째 흑자-업무외 수지 6년 내리 적자
입력 2012-03-01 21:45
지식경제부와 코트라가 지난달 14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FTA(자유무역협정) 비즈니스 플라자 2012’에는 해외바이어 400여개사가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미국 칠레 아세안 유럽연합(EU) 등 FTA 체결국에서 많은 바이어들이 몰려들었다.
우리의 경제 위상이 커진 데다 FTA의 잇단 체결로 한국 시장이 부상하자 방한하는 해외바이어들이 늘어나면서 업무여행수지가 3년 연속 흑자행진을 기록했다. 반면 씀씀이가 커진 우리 여행객들의 해외러시로 인해 일반여행 수지는 적자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를 보면 업무여행수지는 2009년 10억5600만 달러 흑자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업무여행수지가 통계로 잡히기 시작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업무여행수지란 업무차 방한한 외국인들의 지출비용과 우리 비즈니스맨들의 해외지출비용의 차이로, 수지가 흑자라는 것은 해외 인사들이 국내에서 쓰는 돈이 우리 인사들이 해외에서 업무상 쓴 돈보다 많다는 의미다.
업무여행수지는 그동안 환율 변화에 따라 부침이 심했는데 특히 최근에는 우리 경제의 성장가능성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 덕분에 흑자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란 평가다.
업무여행수지는 원화가치가 900∼1100원대 초반으로 강세를 보였던 2006∼2008년에는 적자였고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진 2009년(평균 1276.35원)에는 10억56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환율이 외국인 방한 시 구매력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9년보다 원화가 100원 이상 떨어진(강세) 2010년(1156원)에 업무여행수지는 15억5140만 달러로 흑자 폭이 더욱 커졌고 2008년 환율수준과 비슷했던 지난해(1107.99원)에도 7억6600만 달러로 흑자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5억5670만 달러 흑자를 기록, 환율이 급등했던 2009년 1분기 이후 2년9개월 만에 최대 흑자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타국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빨리 벗어나 경제성장을 구가했던 2010년 이후 환율과 상관없이 외국바이어들의 방한이 꾸준히 이어졌다”며 “FTA 활성화를 통해 한국이 글로벌 무역국가로 자리잡으면서 신흥국과 개도국의 관심도 커졌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나라를 찾거나 떠나는 일반 여행객들의 수입과 지출을 보여주는 업무외여행 수지는 통계작성이래 6년 연속 적자를 보였다. 환율의 강·약세 반복에도 우리 여행객의 해외 씀씀이는 큰 변화가 없었다. 올해 1월에도 업무외여행수지는 8억8000만 달러 적자로 지난해 8월 이래 최대 적자를 나타내는 등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행업계 등에서는 업무외여행수지가 당분간 흑자로 반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여행객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인 반면 외국관광객을 끌 만한 관광한국의 이미지는 아직 취약하다는 이유에서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