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토럼 돌풍 잠재운 롬니, 대세론 재점화… 미시간·애리조나주 경선 승리
입력 2012-02-29 19:54
오는 6일 ‘슈퍼화요일’의 전초전 성격을 띤 미국 공화당 미시간·애리조나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모두 승리를 거뒀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 콜로라도주와 미네소타주, 미주리주 경선에서 충격의 전패를 당한 뒤 대세론이 꺾이는 듯했던 롬니 전 주지사가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평가된다.
롬니 전 주지사는 28일(현지시간) 실시된 미시간주 프라이머리에서 41.1%의 득표율을 기록,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37.9%)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개표 초반에는 샌토럼이 한때 1위에 오르는 등 박빙의 접전을 보였으나 결국 롬니 전 주지사는 자신의 고향이자 부친이 주지사를 지낸 ‘텃밭’에서 체면을 세울 수 있었다. 미시간주에서 패배할 경우 대세론에 상당한 타격을 받으면서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슈퍼화요일’의 승부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었다. 이 지역 경선을 사실상 포기한 론 폴 하원의원과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각각 12%와 7%의 득표율에 그쳤다.
롬니 전 주지사는 이날 동시에 실시된 애리조나주 프라이머리에서는 47.4%를 얻으면서 26.6%에 그친 샌토럼 전 의원에 압승을 거뒀다.
롬니 전 주지사는 지금까지 9차례 경선에서 샌토럼 전 의원과 4대 4(깅그리치 사우스캐롤라이나 승리)로 동률을 기록했으나 이날 승리로 다시 ‘선두주자’로 나서게 됐다. 그는 이날 승리를 토대로 슈퍼화요일에 상승모멘텀을 이어가 승세를 굳힌다는 전략이어서 향후 경선의 향배가 주목된다. 슈퍼화요일에는 조지아주(76명), 오하이오주(66명), 테네시주(58명) 등 437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다.
최근 한때 샌토럼 전 의원에 10% 포인트 격차로 뒤졌던 롬니의 전국지지율도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어 ‘대세 굳히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갤럽이 지난 23∼27일 전국의 성인 11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롬니 전 주지사는 31%의 지지율로, 샌토럼 전 의원(26%) 등에 여유 있게 앞섰다.
그러나 공화당 경선이 장기전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티파티(Tea Party)를 중심으로 한 보수진영에서 이른바 ‘롬니 본선 필패론’이 확산되고 있는 점은 롬니에게 부담이다. 최근 미국 경기지표가 호전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어 공화당 내 이런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28일 시장예측기관인 인트레이드닷컴의 예측결과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확률은 60.1%로 올해 초 50%보다 10% 포인트가량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