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송 지원회’ 대표 등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소송 13년전 지방법원에 제소한 뜻 깊은 날”

입력 2012-02-29 19:30


근로정신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고락을 함께해온 일본의 양심인들이 3·1절을 맞은 각별한 소회를 담은 편지를 보내왔다.

광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29일 ‘나고야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 다카하시 마코도 공동대표, 우치가와 요시가즈 변호인단장 등 5명이 보내온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나고야 소송 지원회는 이 편지에서 “13년 전 이날은 미쓰비시 조선여자 근로정신대 소송을 나고야 지방법원에 제소한 뜻 깊은 날”이라며 “근로정신대 할머니들과 굳게 손을 잡고 법원 앞을 함께 행진했던 일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서두를 열었다.

지원회는 이어 “어린 소녀들이 강제 연행돼 노역장에 끌려간 지 60여년이 지나 일본 재판소에서 당시 일본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의 책임을 밝히려고 한 재판이 법이라는 두꺼운 벽 앞에 몇 겹으로 막혀진 싸움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나 공동변호단과 지원회의 노력에도 10년에 걸친 소송은 결국 2008년 11월 최고재판소에 의해 최종 기각되고 말았다.

지원회는 “법원이 ‘인륜에 어긋나는 불법 행위가 저질러졌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정치적 이유로 배상을 명할 권한이 없다며 할머니들의 제소를 기각했다”면서 당시 판결이 부당했음을 재차 주장했다.

이들은 인간의 존엄성이 반드시 회복돼야 한다는 신념으로 절망 속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들의 노력으로 2010년 미쓰비시중공업이 협의의 뜻을 밝혔고, 현재까지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광주=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