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이 흔들린다’… 중소업체 2월 가동률 70.4% 2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
입력 2012-02-29 19:03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다. 내수가 부진하면서 생산 및 기업가동률이 2년여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물건이 팔리지 않아 쌓인 재고증가율은 16년 만에 가장 높았다.
통계청은 ‘1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광공업생산은 전년 같은 달보다 2.0% 감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6월(-0.6%) 이후 처음 감소한 것이다.
생산 감소는 자동차(-6.9%)와 영상음향통신(-4.8%) 등 국내 주력상품 업종의 부진에 따른 것이다. 출하를 보면 내수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 줄었으며, 수출용은 0.3% 증가에 그쳤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침체가 본격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생산 부진은 국내 소비 상황과 맞물려 있다. 대표적인 소비지표인 소매액은 전월보다 0.8%, 지난해 같은 달보다 0.9%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년 동월로 보면 소매액 증가율은 1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차량연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2%)와 컴퓨터 등 내구재(1.9%)의 소비가 다소 늘었지만 승용차는 13.8%나 감소해 석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재고 증가율도 기록적으로 늘었다. 재고는 지난해 1월보다 20.9% 급증했다. 이는 1996년 6월(21.9%)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재고증가는 소비가 좋아질 때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경우와 물건이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이는 경우 두 가지로 구분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의 상황을 고려할 때 재고 증가는 소비 부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고 증가의 주된 요인은 반도체다. 그는 “반도체 D램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수출 등이 잘 되지 않아 재고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경기악화는 특히 중소기업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제조업체 1407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가동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가동률이 70.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72.1%)대비 1.7% 포인트 하락했으며 2009년 8월(69.1%)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규모별로는 소기업(70.1%→68.2)이 전월대비 1.9% 포인트, 중기업(76.2%→75.1)은 1.1% 포인트 각각 하락, 규모가 작을수록 가동률이 떨어졌다. 평균가동률이 80% 이상의 정상 가동업체 비율은 40.4%로 전월보다 3.1% 포인트 감소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계경제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불확실성이 많이 증가해 향후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키울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