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가 일본보다 비싼 이유… 과점·수직계열화로 국제가격 인상 반영
입력 2012-02-29 21:41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국무회의에서 국내 휘발유값을 일본과 비교함에 따라 국내 유가가 일본보다 비싼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기름값이 상승하는 게 현재 맞는 것인지 다른 주변 국가들에서도 기름값이 이렇게 올라가는지 확인해보라”며 “물가상승률이 매우 낮아 인플레이션 정책까지 쓰는 일본은 왜 국제유가 상승 영향을 적게 받는지 살펴보라”고 주문했다.
기획재정부는 29일 자료를 통해 “일본은 환율요인과 현물·선물시장 등 석유시장 경쟁을 통해 유가가 안정화돼 있다”며 “반면 한국은 현물·선물시장이 없고 과점 및 수직계열화로 경쟁이 부진해 국제 제품가격 인상이 그대로 반영된다”고 지적했다.
재정부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간 휘발유 ℓ당 절댓값은 1.77대 1.80달러로 일본이 비싸다. 하지만 한국의 가격상승 추세가 일본보다 크다. 한국은 최근 휘발유값이 전년보다 3.2% 올랐으나 일본은 1.6% 하락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정부의 고환율정책과 비싼 유류세 때문에 국내 기름값이 비싸다고 맞서고 있다. 게다가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ℓ당 53.8엔의 정액제여서 국제유가가 올라도 국내 기름값은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 기름값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약 6% 포인트 정도 낮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2008년 3월 유류세를 82원 인하했다가 2009년 다시 원래대로 환원한 데 이어 같은 해 3월 관세를 기존 1%에서 3%로 올렸다”며 “당시와 비교할 때 환율 인상으로 ℓ당 60원가량 가격인상 요인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노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