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말 울진원전 4호기 가동 중단시킨 이유 “전열관 재질 불량·제작기술 부족”

입력 2012-02-29 22:00

지난해 말 전열관 무더기 손상으로 가동을 중단시킨 울진 원전 4호기 증기발생기는 전열관 재질과 제작기술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29일 “울진 4호기는 증기발생기 내 전열관의 재질에 문제가 있었다”며 “재질이 개선된 인코넬690 제품을 사용했어야 하는데 인코넬600을 사용해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전열관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차이로 전열관에 ‘잔류응력’(가공이나 열처리를 한 재료의 내부에 생긴 것으로 파괴의 원인이 되는 응력)이 많아 결함이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같은 인코넬600을 사용한 영광 원전은 문제가 없는데 울진 4호기에 결함이 생긴 것은 잔류응력 때문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수원 중앙연구원은 자체조사 결과를 지난 1월 초 원자력안전위원회 특위에 보고했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특별위원회를 구성, 현장방문 조사 등을 실시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사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전열관을 인코넬690으로 바꾸려면 증기발생기 자체를 교체해야 하지만 제조와 안전성 평가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일단 전열관을 정비해서 재가동하기로 했다. 울진 4호기는 내년 9월 교체될 예정이다.

울진 4호기의 결함이 재질과 제작기술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미국의 B사로부터 전열관을 납품받아 증기발생기를 조립한 두산중공업과의 책임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게다가 1970년대부터 미국 등에서 수차례 전열관 균열을 일으켜 폐기 중인 인코넬600 제품을 한국형 원전에 사용한 이유를 놓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원전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핵발전소 세관누설이나 파단사고가 대부분 인코넬600 재질의 취약함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 각국은 80년대부터 인코넬 690, 800 등 개선된 재질로 제작된 증기발생기로 교체해 왔다”고 말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