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둘러싼 내홍 수습 나선 한명숙 ‘말썽’ 광주 동구 전략공천한다

입력 2012-02-29 18:54


4·11 공천을 둘러싸고 심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는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날선 공격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또 선거인단 모집과정에서 투신 사망 사건이 발생한 광주광역시 동구지역에 대해서는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는 등 발 빠른 횡보로 내부 수습에 나섰다.

한 대표는 29일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진정 국민만 바라보겠다면 먼저 군사정권 시절 총으로 위협해 빼앗은 정수장학회를 국민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 대표는 이날 라디오 연설에서 “국민의 것을 빼앗은 사람이 국민을 책임진다고 말하는데 이 말을 국민이 어디까지 믿을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의 아킬레스건을 재차 건들이며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와 각을 세운 것이다.

그는 “박 위원장이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 태어나겠다고 했지만 지난 4년간 국정의 총체적 실정과 실패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준 고통 뒤에는 박 위원장이 버티고 앉아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대표는 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건국 이래 최초로 대통령이 야당 대표의 실명을 거론하며 야당을 비난한 것은 노골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은 ‘새누리당 총선대책위원장’이 되기로 작정한 것이냐”고 성토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22일 특별기자회견에서 한 대표를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반성과 변화 대신 국민과 싸우는 길을 선택했다”며 “지친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는 사과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 ‘할 말이 없다’는 대통령의 말에 실낱같은 기대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대표 취임 이후 박 위원장과 이 대통령을 싸잡아 비판해온 한 대표가 최근 들어 공격의 날을 더욱 세우고 있는 것은 공천 잡음에 따른 당 지도부 내부의 불만과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 광주 동구를 전략지역으로 선정하기로 결정했다”며 “다만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광주 동구 예비후보자들도 전략공천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인단 모집과 관련해 당이 정한 원칙을 어긴 불법, 탈법행위에 대해서는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 후보자 자격 박탈을 포함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위반자에게도 상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