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격투기 UFC 챔피언 ‘김치 파이터’ 헨더슨 방한… “한국인 자랑스러워 몸에 한글 문신”
입력 2012-02-28 19:58
“몸에 한글 문신을 한 이유는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의 이종격투기 무대인 UFC에서 새로운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른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29·미국)이 28일 오후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을 어머니와 함께 찾았다. 지난해 11월에 이은 두 번째 금의환향이다.
헨더슨은 지난 26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UFC 144 대회의 메인이벤트에서 라이트급 챔피언 프랭키 에드가(31·미국)를 맞아 3대 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헨더슨은 밥과 김치를 즐겨 먹고 몸에는 ‘헨더슨’ ‘힘’ ‘명예’ ‘전사’라는 한글을 문신으로 새길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헨더슨은 “챔피언에 오른 것에 대해 전체적인 느낌은 다르지 않다”며 “한국에 온 만큼 맛있는 한국 음식을 많이 먹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경기가 끝난 지 이틀이 되지 않았지만 그는 “몸이 근질근질하다. 빨리 체육관에 가서 운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태권도를 배운 이유에 대해서는 “어머니 때문에 배웠다.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인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미국에 계속 있었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한국인의 피를 이어받고 내 형제들을 지키기 위해 배웠다”고 설명했다.
어머니 김성화(50)씨는 “아들이 예상보다 빨리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 같다”면서 “3개월 전 방문과 비교해 엄청 달라졌다. 기분 최고”라고 기뻐했다.
1박2일로 예정된 그의 방한은 당초 예정에 없었다. 지난 26일 일본에서 경기를 마친 헨더슨은 미국으로 돌아가 다음 달 호주에서 열리는 ‘UFC on FX’에 초청선수로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헨더슨이 챔피언에 오르자 로렌조 퍼티타 UFC 회장이 만만치 않은 한국의 이종격투기 시장을 의식, 팬들에게 인사하고서 미국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해 방한 일정이 급하게 잡혔다. 헨더슨은 29일 오후 2시 서울 상암동 CGV 골드 클래스 상영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