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 무슬림 지도자 “오바마 재선에 성공할 경우 백인이 무슬림 내세워 암살”
입력 2012-02-28 19:30
미국의 흑인 무슬림 지도자 루이스 파라칸(78)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 시 백인들이 암살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고 시카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파라칸은 27일(현지시간)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흑인 이슬람 단체 ‘네이션 오브 이슬람’ 창립 82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설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다른 대통령에 비해 더 많은 비난을 듣는 것은 흑인이기 때문”이라며 “이런 인종 혐오 분위기는 암살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의 정치적 상황을 에이브러햄 링컨 당시와 비교하면서 “링컨이 재선 성공 후 암살된 것처럼 오바마 대통령도 암살될 수 있다”며 “미국 정부가 중동 전쟁의 구실을 찾기 위해 9·11 테러를 꾸몄듯이 백인들은 오바마 암살에 무슬림 대리인을 내세우는 음모를 꾸밀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反)백인’ ‘반유대’ 과격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파라칸은 이날도 “특히 공화당원들은 누가 됐든 백인이 다시 백악관을 차지하길 원하고 있다”며 “그들은 오바마를 인종주의자, 반유대주의자,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 외국인, 심지어 테러리스트로 부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파라칸은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 정책도 비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동 지도자 제거를 지원했다. 이란에서의 잠재적 군사 행동을 막아야 한다”며 흑인 무슬림들이 ‘양심적인 거부자’가 될 것을 주장해 수천명의 참석자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흑인 선동 발언을 자주 하는 시카고 남부 ‘세인트 사비나’ 성당의 백인 신부 마이클 플레저를 비롯해 10여명의 타 종교 인사들도 참석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