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조원대 ‘연금 스캔들’… 운용사 부실로 88만명 은퇴자금 날릴 위기
입력 2012-02-28 19:32
일본에서 ‘연금 스캔들’이 발생해 88만여명이 평생 모은 은퇴자금을 고스란히 날릴 처지에 놓였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일본 보건성은 87개 연금펀드를 관리해온 AIJ 투자자문이 1850억엔(2조58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은퇴 후 자금을 펀드에 적립해온 54만여명의 직장인들과 이미 연금을 수령해 온 은퇴자 34만여명이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84개 연금펀드가 조성한 1850억엔은 AIJ에 맡겨져 운용돼 왔으며 나머지 13개 펀드는 25%가량만 AIJ가 관리해 왔다.
보건성은 지난주 AIJ의 영업을 정지시켰으며 전국적으로 260개의 자산운용회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AIJ 측은 그동안 펀드를 모집하면서 매년 투자금의 최고 240%까지 수익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과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자들은 사라진 투자금이 일본의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투자손실 때문인지, 이 회사가 다른 용도로 전용한 것인지는 조사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공적 연금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달하는 등 관리 부실로 인해 많은 은퇴자들이 사적 연금에 가입해 있었던 터라 이번 사태가 엄청난 충격파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