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한국교회 이끄는 기독교학회] ⑧ 한국신약학회

입력 2012-02-28 21:01


불모지였던 신약학 교재 기반닦아

한국 신약학의 역사는 신약학회라는 이름으로 관련 학자들이 모이기 시작한 것보다 훨씬 더 오래 됐다. 한국신약학회는 1961년에 시작됐지만 한국에 본격적인 신약성서학이 도입된 것은 해방 이전의 일이었던 것이다.

한국신약학회의 창립 총회는 1961년 5월 29일 전경연(한신대), 지동식(연세대), 박창환(장신대), 유 동식(연세대), 유시욱·구두인(성 미가엘 신학교), 김용옥(감신대), 문상희(연세대), 이여진(한신대), 이 상호(연세대), 김철손(감신대)등 총 11명의 교수에 의해 시작됐다. 한국에 신약학의 기초를 세운 학자들이다.

초기에 활발하게 움직이던 신약학회는 76년 이후부터 약 10년 가까이 침체기를 보냈다. 이 시기에 한국기독교학회가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면서 신약학회는 그 내부의 한 지학회(枝學會)로 활동하는 데 만족했던 것이다. 학회내에서도 초창기 주요회원들이 각 학교의 주요 직책을 맡는 반면 신진학자들의 충원이 적어 활성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신약학 연구는 계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루었다. 많은 소장학자들이 배 출되며 유학길에 올랐고, 기존 학자들의 연구결과도 점점 무르익었다. 지금 사용되는 신약학 교재 대부분이 이 시기에 출판, 번역 될 정도였다.

학회의 분위기는 90년대 중반 크게 전환됐다. 가장 큰 이유는 신약학을 전공한 신진학자들이 대거 해외에서 학위과정을 마치고 귀국한데 있다. 신약학회의 회원 수가 급증했다. 뿐만 아니라 신진 학 자들의 연구 의욕과 학문적 교류에 대한 욕구가 강해져 기독교학회 학술발표 때 한 사람이 연구 논문을 발표하는 것만으론 그 욕구를 다 충족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95년 처음으로 한국신약학회 주최 ‘춘계 학술발표회’가 따로 마련됐다. 또 98년부터는 기독교 공동학회가 열리는 시기에 맞춰 ‘신진학자 논문 발표회’를 시작했다. 98년부터 ‘춘계 학술발 표회’는 하나의 주제를 정했다. ‘신약성서의 경제 윤리’(1998), ‘밀레니엄과 신약성서의 종말론’(19 99), ‘새로운 세계 안에서의 교회의 자리찾기’(2000), ‘신약성서의 화해신학’(2001) 등 당시의 시대적 요청에 부합하는 주제를 선정해 집중 연구했다. 이 논문들을 묶어 단행본을 발행했고 현재 신약논단 4권, 5권, 7권은 서점에서 꾸준히 팔려 나가고 있다.

또 하나 특기할 사항은 99년 총회에서 ‘신약연구시리즈’를 편찬키로 결의한 점이다. 이 시리즈는 신약논단과는 달리 관심을 같이하는 회원들이 함께 모여 주제를 정하고 연구해 그 결과물을 하나의 책으로 묶어내는 것이다. 그 첫 작품으로 ‘누가복음 새로 읽기’(한들)가 발행되었다.

학회는 95년에 첫 발을 내디딘 ‘신약논단’을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학술진흥재단의 등재지로 공인받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드디어 2006년 12월에 등재후보지로 선정됐고 현재는 등재지가 돼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학회는 또 2001년부터 시행되던 월례발표를 발전시켜 2008년부터는 연 2회 주요 학문적 어젠다를 설정, 더 깊은 토론과 지속적인 신진학자 발굴을 위해 콜로키움 및 신진학자 발표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어 2011년에는 신약학회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한국신약학회창립희년기념학술대회’를 횃불 트리니티신학대학원에서 개최했다. 현재의 20대 임원진은 회장 장흥길(장신대), 부회장 이병학(한신 대), 감사 정연락(안양대), 총무 최흥식(횃불트리니티대), 서기 권연경(숭실대), 회계 조지윤(대한성서 공회)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350여명의 회원이 소속된 신약학회가 더 큰 역량으로 한국교회와 세계신학계에 공헌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박동수 기자 d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