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3월 2일 대변신… 1중앙회·2지주社로 새 출발, 출자·전산 장애등 난제 첩첩

입력 2012-02-28 19:13


농협이 다음달 2일 하나의 중앙회 아래 경제와 금융 두 개의 지주회사로 구성된 ‘1중앙회 2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된다. 2009년 10월 사업구조 개편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출한 지 2년5개월, 지난해 3월 개정 농협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1년 만이다.

경제지주 활성화를 위해 농협은 중앙회 보유 자본금 15조2000억원의 39.1%에 달하는 5조9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윤종일 농협중앙회 전무는 28일 “지역 조합 출하 농산물의 50% 이상을 책임판매해 농업인에게는 제값을 받게 하고,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판매농협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또 자재유통 시스템 혁신으로 농자재 가격인하를 추진하고 사료공장 통합 등으로 사료 가격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지주는 자산 규모가 240조원에 달하는 국내 5대 금융지주회사이자 순수 국내자본의 토종 금융그룹으로 새로이 출범한다. 금융지주 밑에는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과 기존 금융 관련 자회사 등 총 7곳이 편재된다.

농협은 2020년까지 금융부문을 총자산 420조원, 순이익 3조8000억원의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중앙회는 두 지주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며 예산과 자금의 통합지원·관리체계 구축, 교육지원 사업의 효율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정부가 현물 출자할 1조원 규모 주식의 종류, 저배당률을 둘러싼 논쟁 등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정책금융공사가 보유한 한국도로공사가 가장 유력한 출자 종목으로 거론되지만 농협은 “한국도로공사 주식은 배당률이 너무 낮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반면 농협이 한국도로공사 주식을 받게 될 경우 정책금융공사에 대한 배당률을 1% 이하로 적용하기로 한 데 대해 정책금융공사는 지나친 저율 배당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업무의 두뇌로 불리는 전산시스템이 툭하면 고장을 일으키는 점도 새롭게 출발하는 농협에는 불안요소다.

농협은 지난해 4월 금융계 최악의 전산사고를 겪었지만 같은 해 5월과 12월, 지난 1월 그리고 지난 23일까지 전산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농협은 사업구조 개편 당일인 3월 2일 오전 0시부터 5시까지 금융서비스를 중단하고 전산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했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금융감독원은 27일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대대적인 종합검사를 예고하고, 경영투명성 여부와 함께 전산시스템 준비 상황을 철저하게 따지기로 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