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대 진학률 87% 시골학교의 공교육 혁명… 파주 봉일천高 스토리
입력 2012-02-29 02:01
“사교육을 받지 않고 학교교육만으로도 수도권 명문 미술대학에 갈 수 있다.”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고등학교 미술영재학급 학생들이 3년째 수도권 명문 미술대학에 잇달아 진학하면서 합격률 87.5%를 일궈내 관심을 끌고 있다.
28일 봉일천고등학교에 따르면 올해 미술영재학급 졸업생 8명 중 7명이 서울대 단국대 동국대 등 수도권 미대에 합격했다. 지난해에는 홍대 미대 4명 등 3학년 10명 중 9명이 합격했고, 2010년에도 6명 가운데 5명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했다.
최근 3년 동안 졸업생 24명 중 21명이 대학에 합격, 서울의 미대 전문입시학원보다 월등한 진학률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역 인프라를 활용한 사교육 없는 학교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 학교는 기숙형 공립학교로 2007년 개교할 때만 해도 한낱 시골고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0년 3월부터 경기도교육청 지정 학교부설 미술영재학급 2개 반을 운영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현재 사교육비 경감 대책으로 도교육청이 지원하는 연간 3000만원의 운영비로 동양화·서양화반, 조소·디자인반 등 2개 반에 1∼3학년 40명의 미술영재들을 육성하고 있다. 새 학기에는 만화전공 교사를 영입해 전공과목을 늘릴 계획이다.
미술반 학생들은 오후 4시30분까지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정규 수업을 받은 뒤 미술반 교실로 이동해 오후 10시까지 전공별로 4명의 전문 강사가 전담하는 이론과 실기 수업을 받는다. 학력과 실기능력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에 따라 개인별 맞춤지도를 받는다.
학교는 중학교 졸업생 중 미술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정의 교육과정을 거쳐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게 하고 개별적으로 소질을 개발할 수 있게 돕고 있다. 미술영재학급 운영담당 김숙영 교사는 “학생들은 학교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데다 수십만원에 달하는 비싼 수강료를 내야 하는 입시학원에 다닐 필요가 없이 학교에서 전공교육을 받고 있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동양화과에 진학하는 황은정(19)양은 “학교 미술영재학급에서 학원 못지않은 실기교육을 받아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 서영순 교장은 “배움을 함께 나누는 21세기형 인재양성 프로그램의 하나인 미술영재반에 지원자가 점차 늘고 있다”면서 “일반 교과교육과 미술영재교육을 병행해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얻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