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위축… 카드 긁기 주저하는 소비자들

입력 2012-02-28 18:53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위축이 올 초부터 내수와 수출시장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달 국내 카드승인 실적은 40조6000억원으로 전달보다 3조9000억원(8.8%) 감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전월 대비 감소율은 2011년 2월(-14.0%) 이후 가장 컸다.

추세로 볼 때 카드사용 증가액의 둔화세는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달 카드승인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로 11.2%인 4조1000억원 늘었지만 2010년 1월(20.2%), 2011년 1월(23.1%)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카드사용 용처 역시 소비 위축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 소비와 관련이 없는 공과금 카드납부 실적은 1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4.7%나 급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2배 이상 늘어난 121.6%를 기록했다. 반면 음식점과 주유소에서의 카드사용액은 전월보다 각각 -19.3%, -9.1% 급감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전월 및 전년 동월 대비 1월 카드 사용액이 각각 5.4%, 4.1% 늘었지만 지난해 1월의 14.8%, 40.3%에 비해서는 대폭 둔화됐다. 인터넷 상거래를 카드로 이용한 실적도 전월 대비 11.7% 감소해 지난해 1월(-2.7%)보다 감소폭이 4배 이상 됐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연말특수로 인한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유럽위기가 국내 경기침체와 소비위축에 영향을 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 지식경제부 조사결과 내수경기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백화점의 지난달 매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4.1% 감소했다.

지난달 경상수지는 수출부진으로 인해 3년 만에 최대 적자를 나타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7억7000만 달러 적자였다.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기는 2010년 2월(-5억4920만 달러) 이후 처음이며 적자폭은 2009년 1월(-18억 달러) 이후 가장 컸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1월 15억6000만 달러 흑자에서 지난달 14억2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유럽연합(EU) 지역으로의 수출이 37.9% 급감해 유럽 재정위기가 수출에 직격탄을 날렸음을 보여줬다.

수입은 3.3% 증가했다. 특히 원유 수입액은 도입단가가 배럴당 112.5달러에 달하면서 17.5% 급증했다. 이달에는 도입단가가 배럴당 114달러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