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전략지역 공천 어떻게…] 새누리 서울 도심지역 후보자 찾기 고심

입력 2012-02-28 21:53

여야가 4·11 총선 승리의 사활이 걸려 있는 전략지역 공천에 부심하고 있다. 지역 윤곽은 속속 확정되고 있지만 후보 선정에는 신중을 기하는 눈치다. 전략공천은 그 여파가 주변 지역 선거판도에까지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 당과 민심의 동향을 파악하면서 패를 만지작거리는 일종의 ‘포커페이스’ 작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권영세 사무총장은 2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지역이 수도권보다 먼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 공천자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공천 승부수를 찾는 데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취지다.

특히 새누리당은 서울의 종로, 중구, 용산 등 도심에 위치한 요충지 공천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복판에 위치한 이들 지역은 마포 갑·을, 서대문 갑·을, 성북 갑·을, 동대문 갑·을 등지에 미치는 파급이 큰 곳으로 풍향계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1번지 종로는 민주통합당 정세균 전 대표에 맞설 적임자가 떠오르지 않고 있다. 전략지역으로 지정된 만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조윤선 비례대표 의원의 공천은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여론조사에서 정 전 대표에 밀리고 있고 이 전 수석은 김종인 이상돈 비대위원 주도로 재부상한 친이명박계 용퇴론 대상 중 한 명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친박근혜계 내에서 띄우고 있는 홍사덕 의원 차출설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무런 연고가 없어 낙하산 공천이란 부정적 여론과 ‘친박계 살리려 친이계 뺐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크다. 그래서 비교적 중립 성향이면서 친서민 이미지를 갖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이 역시 동대문을에서 종로로 옮기는 데 따른 부담이 있다.

종로와는 ‘실과 바늘’처럼 따라다니는 중구는 나경원 전 의원과 신은경 전 KBS 앵커 간의 이전투구가 점입가경이다. 두 사람 모두 빼어난 미모와 출중한 언변, 대중적 인기와 탄탄한 지역 기반을 겸비한 재원이지만 아킬레스건이 있다.

나 전 의원은 비대위원들의 ‘비토’ 정서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지역구마저도 박원순 시장에게 2400여표 차이로 패한 점이, 신 전 앵커는 명품 스캔들로 인한 도덕성과 자유선진당 출마 전력 문제로 발목이 묶여 있다.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에게 밀리고 있는 민주당 유선호 의원의 공천 여부에 따라 유동적이기도 하다.

여야 통틀어 18명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용산은 ‘강북의 새누리당 텃밭’으로 간주되면서도 선거 때마다 여야의 손을 번갈아 들어준 지역이다. 그만큼 민심의 향배와 야당 공천자에 따라 후보가 달라질 개연성이 높다는 의미다. 3선을 향한 진영 의원과 배은희 비례대표 의원 등 8명 중 여론조사를 거쳐 후보를 압축한 뒤 경선할 가능성과 쇄신 공천설이 동시에 나온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