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일가 평창 노른자위 점령… 롯데·GS 등 7만평 정도 보유, 해당기업들 “농장 등 조성용”

입력 2012-02-28 19:02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군 일대 땅을 재벌가와 대주주 관련 인사들이 23만㎡(7만평) 가까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관령면 용산리와 횡계리에는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용평리조트와 알펜시아리조트가 있어 동계올림픽 유치전이 시작된 2000년 이후 땅투기 바람이 불었다.

재벌닷컴과 KBS1 TV ‘시사기획창’은 28일 상장사와 비상장사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토지재산을 공동 조사한 결과 롯데, GS 등 대기업 총수 및 대주주의 일가족 등이 지난 1일 현재 평창군 일대의 임야와 전답 등 토지 22만9350㎡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의 일가족은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알펜시아리조트 인근 용산리의 땅을 2005년과 2006년에 매입했다. 신 사장이 2006년에 임야 6248㎡를, 그의 장녀인 장선윤 블리스 사장과 장남 장재영씨가 근처의 임야와 전답 8560㎡를 매입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장선윤 대표와 신영자 사장 등은 전원 및 동호인 주택을 건축해 활용하기 위해 2005년과 2006년 평창 토지를 구입한 것”이라며 “산지 전용 및 건축허가를 받은 후 진행하다가 금융 위기로 동호인 주택 건축이 중단되면서 전체적으로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 추진하려고 검토해 오던 중 동계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후 개발행위 허가제한구역에 지정돼 지금은 건축도 제한돼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시세차익을 노리기 위해 단기간에 투기한 것이 절대 아니다”며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이후에도 현재 토지가격이 ㎡당 15만원 내외로 취득가격인 ㎡당 20만원보다 오히려 하락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GS칼텍스 전무도 용산리 소재 전답 4만8200㎡, 임야 2만3500㎡, 대지 340m²등 7만2000여㎡의 땅을 2005년과 2009년에 매입했다. 그는 중견기업인 한미석유 박신광 회장의 아들 박재형씨와 공동으로 땅을 사들였다.

GS칼텍스의 관계자는 “향후 수목원이나 화훼농장을 조성할 목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땅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재계의 관계자는 “일반인들처럼 부동산에 투자를 했을 개연성도 있는데 재벌 일가라는 이유로 매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종수 기자 js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