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사회적 기업, 무엇이 문제인가… 4곳 중 3곳이 30人 이하, 출발부터 경쟁력 취약

입력 2012-02-28 23:00


한국노동연구원 논문으로 본 실태

사회적기업의 영업실적 악화는 태생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흔히 ‘두 마리 토끼를 쫓는 것’에 비유한다. 상대적으로 구직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을 위한 물품·서비스 제공을 사회적기업으로 정형화한다면 사회적기업은 출발부터 저생산성, 저수익성에 내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열악한 인적자원=장홍근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정책분석실장은 최근 내놓은 연구논문 ‘사회적기업 인적자원개발의 실태와 과제’에서 사회적기업의 저수익성 문제와 관련해 인적자원의 특성에 주목했다. 논문에 따르면 2011년 10월 현재 인증된 사회적기업 210곳 중 유급종사자 30인 이하 기업은 154곳(74.7%)으로 4곳 중 3곳이 영세기업이다.

이뿐 아니라 근로자 중 여성, 중장년층, 취약계층의 비율이 각각 60% 이상으로 사회적기업 근로자는 인적 속성 측면에서 매우 취약한 모습이다. 이는 곧바로 사회적기업 근로자의 낮은 숙련수준으로 이어진다. 노동연구원이 2009년 조사한 일반중소기업 근로자와 숙련수준 비교에서도 사회적기업 근로자는 기획·창의력, 신지식·기술습득능력, 정보통신기술능력을 비롯해 모든 면에서 낮은 수준이었다(표 참조).

논문은 사회적기업의 연간이직률이 32.9%로 교육훈련 효과가 발휘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회적기업 근로자 1인당 교육훈련비도 일반중소기업의 절반에 불과했다. 장 실장은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혁신역량과 직결되는 숙련 요소들을 끌어올려야 하며 교육훈련 지원의 방향과 내용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매출 중요하다=영업실적으로 보면 사회적기업 간 양극화도 매우 심하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2009년 말 기준 당기순이익 상위 10곳이 사회적기업 전체 당기순이익 58억4130만원의 82.3%를 차지했다. 특히 1위 기업인 (재)아름다운가게의 당기순이익은 26억원으로 전체의 37.8%나 됐다. 30% 이상의 사회적기업들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가운데 상위 그룹만이 일방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기업은 영세하다”는 고정관념부터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 곽선화 부산대 교수는 “2010년 영업이익 실현 사회적기업의 특징은 공공매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온 점”이라고 분석하고 “위탁사업, 공공납품 등 공공매출을 사회적기업에 적극적으로 배려하는 지원책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