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계열사 늘리고 야금야금 中企업종 잠식하고… 대기업들 문어발식 확장

입력 2012-02-28 21:47


35개 대기업집단(그룹)이 최근 4년간 그룹별로 매년 평균 2.8곳의 계열사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22개 그룹의 계열사 74곳은 식음료 소매, 수입유통업,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등 중소기업 영위 업종에 진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8일 발표한 35개 그룹 계열회사 수 변동 현황과 진출업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현재 35개 그룹 계열사는 총 1205개(2011년 12월 기준:1282개)로 나타났다. 이 중 652개사가 신규 편입됐으며, 259개사가 빠져 393개 계열사가 순증했다.

2011년 4월 기준 그룹별 계열사를 보면 SK가 86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삼성과 롯데가 각각 78개, GS 76개, CJ 65개 순이었다. 최근 4년간 계열사를 가장 많이 늘린 그룹은 포스코(38개)였고, 롯데(34개), SK(29개), LG와 GS(각 28개) 순이었다. 계열사수 증가율은 5∼10대 그룹이 20.7%로 가장 높았고, 1∼4대(14.1%), 11∼35대(7.8%) 순이었다. 반면 금호아시아나와 신세계는 계열사가 2개씩 줄었다.

신규 편입된 652개 계열사 중 총수일가 지분이 있는 곳은 43개사(6.6%)였고, 13개사는 총수 지분율이 90%를 초과했다.

지난해 말 기준 35개 그룹 가운데 중소기업 분야 진출은 삼성과 신세계가 각각 7개사로 가장 많았고, 롯데와 GS가 6개사, CJ와 효성이 5개사였다. 중소기업 분야에 진출한 74개사를 업종별로 보면 식음료소매(19개), 수입품유통(18개)이 많았다. 교육서비스(5개), 웨딩서비스(2개) 업종 진출도 있었다.

LED램프·출판 등 중소기업적합업종 품목에 들어간 계열사는 14개사, 중기중앙회와 사업조정 중인 대형마트·서점·소모성자재구매대행 등 업종은 21개사다.

재벌 2∼3세가 지분 또는 경영에 참여한 중소기업 분야 진출은 롯데가 5개사로 가장 많았고, 삼성(4개), 현대차(3개) 순이었다. 총수 3세들은 베이커리·커피판매점 등 식음료 소매업(8개), 패션·명품 등 수입유통업(5개), 교육서비스업(2개)에 많이 참여했다.

신규로 계열사에 편입된 회사를 업종별로 보면 신성장동력 98개사(15%), SOC 분야 35개사(5.4%) 등이었다. 신규 계열사 가운데 75.5%(492개)가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이었고 세부업종별로는 부동산업(60개), 창고·운송 서비스업(52개), 전문서비스업(34개) 등 순이다.

정중원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대기업집단 문제의 핵심은 계열사 수 증가보다 계열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수일가의 사익 추구나 중소기업 영역 잠식”이라고 강조했다.

박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