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메이크업 이렇게… 여인의 얼굴에 핑크 바람이 분다
입력 2012-02-28 18:19
동장군이 봄 아씨에게 안방을 내주기 싫은가보다. 햇살이 따사로워 ‘어느새 봄인가’ 했던 반가운 마음이 휙 몰아치는 찬바람에 움츠러들곤 한다. 동장군 기세에 주눅 든 마음을 화사한 봄 메이크업으로 달래보면 어떨까? 화장품 매장에는 알록달록한 봄 메이크업 제품들이 일치감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봄답게 핑크가 대세다. 올봄 색조화장품은 아이섀도부터 볼연지, 립스틱에 이르기까지 핑크가 주인공으로 나서고 있다. 낭만적이고 부드러운 핑크색이 수채화처럼 은은하게 번지는 ‘누보’를 내세운 색조전문브랜드 ‘맥’을 비롯해 ‘샤넬’ ‘바비브라운’ ‘헤라’ ‘오휘’ ‘라네즈’ ‘네이처리퍼블릭’ 등 국내외 브랜드들이 일제히 핑크를 봄의 주색상으로 내놓고 있다.
핑크는 기본적으로 여린 색상. 색조메이크업이 진하지 않을수록 피부표현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맥의 수석메이크업 아티스트 변명숙씨는 “이번 시즌에는 막 운동을 마치고 나온 듯 활력 넘치고 건강한 피부표현이 키포인트로, 인위적이지 않으면서 신선함과 에너지가 넘치는 건강한 피부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꾸민 것 같지 않으면서 혈색이 도는, 밝고 환한 피부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것이지만 모두 가질 수는 없는 귀한 것이다. 거뭇거뭇한 잡티와 주근깨 기미에 스트레스 때문에 누렇게 뜬 피부가 외려 더 많다. 그래서 화장을 할 때마다 많은 여성들이 보기 싫은 것들을 가리기 위해 파운데이션을 열심히 바르곤 한다. 하지만 두툼하게 바른 파운데이션은 주름만 강조할 뿐 피부결점을 가려주지는 못한다.
색조메이크업의 시작인 파운데이션, 어떻게 발라야 핑크 톤의 색조화장과 어울리는 피부로 연출할 수 있을까?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씨는 “수분감이 많은 메이크업 베이스, 특별히 잡티가 많은 피부는 미세 펄이 들어 있는 메이크업 베이스를 바른 다음 자기 피부 톤과 꼭 같은 파운데이션을 골라 콩알 크기만큼만 덜어 좁은 부위도 꼼꼼하고 얇게 펴 바르라”고 말했다.
피부 톤에 꼭 맞는 색상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이씨는 “두 가지 색의 파운데이션에 크림이나 페이스오일을 섞어 쓰면 원하는 색상이나 피부표현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일러 준다. 파운데이션 색상이 어둡게 느껴진다면 밝은 색상을 섞어 피부 톤에 맞는 색상으로 만들고, 피부보다 밝다면 어두운 톤을 섞어주면 된다.
파운데이션에 수분크림을 2대 1 비율로 섞어 바르면 촉촉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파운데이션과 펄이 들어 있어 반짝이는 쉬머 크림을 7대 3 비율로 섞어 바르면 피부에 광택이 더해져 피부 결이 고르고 매끈하게 보인다. 각질이 살짝 일어나 있다면 크림파운데이션과 페이스오일을 7대 3 비율로 섞어 콧방울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살살 펴 바르면 효과적이다. 아침에 시간이 없어 메이크업 베이스를 건너뛰곤 한다면 메이크업 베이스와 파운데이션을 2대 1 비율로 섞어 한번에 바르면 된다.
파운데이션을 바른 다음에는 눈 밑에 리퀴드컨실러를 발라 눈 밑을 환하게 밝혀 주고, 미세한 펄이 든 크림 타입 하이라이터를 T존(이마와 코)과 C존(눈꼬리 부분)에 발라 피부 자체에서 윤기가 나는 것처럼 표현해준다. 부드러운 파우더나 미네랄 파우더를 큰 파우더 브러시로 살짝 발라 마무리 해주면 생기 도는 피부표현이 완성된다.
피부표현을 성공적으로 했다면 컬러를 입힐 차례. 핑크는 특히 한국여성들이 사랑하는 색상이지만 누구에게나 다 어울리는 색상은 결코 아니다. 피부 톤에 따라 잘 골라야 핑크도 제값을 한다. 우선 화장품코너에 가보자. 아기 입술 같이 여릿여릿한 베이비핑크, 딸기우유 같은 핑크, 진달래꽃을 닮은 핑크, 붉은 색 못지않게 눈에 띄는 핫핑크, 산호색이 섞인 코럴핑크, 살짝 갈색기가 도는 베이지핑크 등 너무나 다양한 핑크색에 놀랄 것이다. 그 중에서 피부 톤에 맞는 핑크를 고르는 것이 올봄 핑크 메이크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게 된다.
이씨는 “피부가 울긋불긋하다면 차가운 느낌의 페일핑크, 아픈 듯 창백한 피부라면 안색에 따뜻한 기를 더해줄 수 있는 레드핑크, 피부가 칙칙하다면 핫핑크를 바른 뒤 립글로스를 덧발라 주면 생기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핑크 저 핑크를 발라도 어색할 뿐 낭만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면 핑크를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한 방법. 정연아이미지테크연구소 정연아 대표는 “얼굴이 하얗고 작고 동안인 여성에게 핑크가 잘 어울린다”면서 핑크가 유행이라고 해서 모두 핑크를 바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얼굴이 네모나고 큰 경우, 눈이 실눈처럼 가늘고 작은 경우, 피부가 거무스름한 사람은 가능하면 핑크색 립스틱이나 아이섀도를 피하라고 당부했다. 피부가 어두운데 꼭 핑크가 바르고 싶다면 핑크에 와인색을 섞어 쓰라고 팁을 줬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