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 365-2월 29일] 애국 애족의 영성
입력 2012-02-28 14:31
찬송: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 580장(통 371장)
신앙고백: 사도신경
본문: 예레미야 애가 3장 17~23절
말씀: 어제 아침 우리 교회에서 3·1절 기념 교구협의회 조찬예배가 있었습니다. 지역 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 그리고 구청장과 국회의원을 비롯한 기관장과 직원들이 함께 모여 93년 전 우렁찬 함성으로 민족의 독립과 평화를 외쳤던 애국선열들의 얼을 이어받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은 참으로 뜻 깊었습니다.
한국교회의 자랑스런 전통 가운데 하나는 애국애족의 정신입니다. 이 땅에 복음이 들어 온 그 때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언제나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기를 쉬지 않았습니다. 3·1 운동 당시 기독교 인구는 총 인구의 1.5%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3·1만세 운동에 가담하여 일제에 검거된 사람들 중에 천도교 11.8%, 불교 1.1%, 유교 3.6%, 천주교는 0.3% 밖에 되지 않았지만, 기독교인은 17.3%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특별히 여성 검거자 471명 중에 309명이 기독교인일 정도로 기독 여성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한국 기독교가 여성해방과 인권 그리고 여성 지도자 양성에 힘써온 결과 애국애족의 여성 지도자를 무수히 배출하는 온실이 된 것입니다. 이처럼 한국 기독교와 대한민국은 특별한 역사적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전통은 일제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일에 앞장서 온 기독교는 앞으로도 그 정신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에 대한 평가는 너무도 박절합니다. 마치 사사 시대 백성들이 그 조상의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자기의 욕망과 뜻대로 살았던 것처럼 많은 국민들이 역사와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한국 기독교의 공적(功績)은 잊어버리고 과(過)만 들추어내고 있습니다. 이런 부당한 대접에 대해 섭섭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런 결과가 빚어지게 된 데에는 교회의 잘못도 분명 있음을 반성해야 합니다. 교회가 너무 정파적으로 치우쳤습니다. 보편적 인권과 정의 그리고 사랑과 자비를 바탕으로 한 복음 전파에 힘쓰기보다는 적대적 이념 논쟁에 개입하여 너무 많은 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한국 교회는 활동을 많이 못해서 탈이 난 것이 아니라 처신을 잘 못해서 탈이 난 것입니다. 그러므로 3·1 만세 운동 93주년을 맞이하면서 우리의 신앙 애국선열들의 올곧은 자세를 계승하여 국민이 바라고 칭찬하는 애국운동을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 곳, 저 곳에서 못 살겠다는 아우성이 요란합니다. 절망어린 한숨 소리가 희망의 웃음을 덮어 버리고 있습니다. 현실에 대한 비판과 원망은 많지만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모두가 ‘네 탓’이라고 하지만 요나와 같이 ‘이 큰 풍랑이 나의 탓’ 이라 말하며 회개 자복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 정말 그리운 사람이 바로 예레미야와 같은 사람입니다. 망해가는 조국을 바라보면서 하염없이 눈물로 기도하는 애국애민의 영성을 가진 사람 예레미야와 같은 사람들이 있어야 이 나라에도 희망이 있습니다. 예레미야가 한없는 절망 속에서도 하나님의 구원과 약속을 바라보면서 희망을 노래했듯, 여러분들도 이 땅에 새로운 소망이 임하도록 기도하며 애국정신을 실천하는 성도님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기도: 민족의 방패요 산성이신 하나님! 이 민족을 다시 회복시키시며 주님의 백성들이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뜨겁게 기도하고 사랑하는 일에 앞장서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기도문
고일호 목사(서울 영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