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앞두고 훈련중인 中선수들, 돼지·닭 직접 키워 먹는다
입력 2012-02-27 19:14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둔 중국 선수들에게 자국산 육류 비상이 걸렸다고 중국 언론들이 잇따라 보도했다. 각종 약물에 무방비로 노출된 중국산 육류를 섭취했다가 도핑 검사에 적발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중경상보(重慶商報)는 지난 23일 윈난성 리장(麗江)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올림픽 마라톤 대표팀이 자체 양계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 전용식당이 없어 일반 식당을 이용해야 하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육류는 항생제 등으로부터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톈진(天津) 유도팀은 훈련장 창고를 개조해 돼지를 키우고 있으며 쓰촨(四川)의 한 선수단도 돼지를 직접 사육하고 있다.
중국의 일부 비양심적인 양돈업자들은 지방을 줄이고 살코기 비중을 높이려고 사료에 클렌부테롤을 섞는 경우가 많다. 원래 천식치료제인 클렌부테롤은 사람의 근육도 강화시켜 스포츠계에 사용이 금지돼 있다. 수영 국가대표였던 어우양쿤펑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도핑테스트에 걸려 영구제명됐다. 그는 당시 “바비큐 파티에서 돼지고기를 많이 먹었을 뿐”이라고 항변했었다.
대표팀 선수촌에 음식재료를 특별 공급하고 있는 국가체육총국은 선수들의 외식을 금지하고 있으며 어쩔 수 없이 외부 식사를 할 때 채소류와 쌀밥, 국수만 먹도록 하고 있다. 선수들은 팀에 복귀한 뒤 밖에서 먹은 식단을 자세히 보고해야 한다.
베이징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루융(陸永)은 27일 경화시보(京華時報)와 인터뷰에서 “베이징에 유통되는 육류에서 흥분제가 초과 검출된 비율이 52%나 된다”며 “이는 운동선수들에게 재난에 가까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