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 내홍] 與 정홍원 위원장 “앞으로 비대위에 공천 보고 않겠다”

입력 2012-02-27 19:09

새누리당이 친이명박계 좌장격인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을 포함한 1차 공천자 명단을 최종 확정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가 이 의원 공천 여부를 놓고 정면충돌해 앞으로의 공천 과정에서도 심각한 내분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공천위는 27일 오후 공천위원 10명 가운데 9명이 참석해 전원 합의로 21명의 1차 공천자 명단을 확정했다. 당초 공천위는 비대위 전체회의 의결을 거칠 예정이었지만 다수의 비대위원들이 반대하며 재의를 요구하자 긴급회의를 소집해 재심사한 뒤 원안대로 의결했다.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재의결 뒤 “이번이 첫 발표라 비대위에 안을 보고한 것일 뿐 앞으로는 일절 (공천안을) 별도 보고하지 않겠다”면서 비대위 의견을 묵살하고 공천을 계속 강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앞서 정 위원장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1차 공천자 명단을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김종인, 이상돈 비대위원 등은 강력히 반발했고 정 위원장은 “공천자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물러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위원장은 이후에도 계속 비대위원들의 비토가 이어지자 중간에 회의장을 뛰쳐나와 1차 공천자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 비대위는 박근혜 위원장이 중립을 지킨 가운데 외부 위원 6명 전원과 당내 출신 위원 일부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공천자 명단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전재희(광명을), 차명진(경기 부천소사) 의원 등 친이계와 서병수(부산 해운대·기장갑), 유정복(경기 김포), 이정현(광주 서구을), 윤상현(인천 남구을) 의원 등 친박근혜계 의원들이 포함됐다.

민주통합당 정세균 상임고문이 나서는 서울 종로와 친박계 핵심 이혜훈 의원 지역구인 서울 서초갑 등 ‘강남벨트’ 6곳, 대권주자로 부상한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출마하는 부산 사상, 같은 당 문성근 최고위원이 나서는 부산 북·강서을 등 22개 지역구는 전략지역으로 지정됐다. 안상수 전 대표의 지역구 경기 과천·의왕도 들어갔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