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공개 시작… 美 ‘스트랫포’ 이메일 500여만건

입력 2012-02-27 19:08

인터넷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예고했던 대로 27일 미국의 민간 정보연구소 ‘스트랫포(Stratfor)’의 이메일 500여만 건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위키리크스가 ‘록 기타’라는 코드네임을 붙인 이번 자료는 스트랫포가 2007년부터 최근까지 고객 등과 주고받은 5기가바이트 분량의 이메일들이다. 미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스트랫포는 정치, 경제, 외교 분야의 전략 등을 분석해주는 세계적인 싱크탱크로 미 공군, 국토안보부, 국방정보국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또 미국의 다국적 화학회사 다우케미컬, 군수업체 록히드마틴과 노스롭그루먼 등 세계적인 대기업도 포함돼 있다.

위키리크스는 스트랫포가 어떤 고객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어떻게 정보를 수집하며, 어떤 방식으로 대가를 받는지 등을 폭로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어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위키리크스와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미 정부나 스트랫포의 공격 등도 포함될 것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 어산지는 “스트랫포는 미국 정부 및 수상한 외국 정보기관의 정보원, 기자들에 의존하는 민간 정보 기업”이라며 “심각한 것은 정의를 위해 싸우는 기관들도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는 자료 출처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킹 자료일 가능성이 높다. 스트랫포는 지난해 12월 국제 사이버활동가 단체 ‘어나니머스’에 해킹당해 고객 3만여명의 신용카드 정보, 이메일 주소 등이 유출됐다.

스트랫포 설립자인 조지 프리드먼은 이메일 유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중요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었다. 위키리크스는 이번 자료를 세계 각지의 25개 언론매체에 넘겨 분석 작업을 해왔으며 10일 동안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2010년 미 국방부와 국무부 문건 수십만 건을 폭로해 국제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브래들리 매닝 미 육군 일병은 국무부 전문을 유출한 혐의로 지난 24일 미 군사법정에 기소됐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