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양성] 3·1절과 보훈정신
입력 2012-02-27 18:28
“우리는 이에 우리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과 조선 사람이 자주적인 민족임을 선언한다.”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이 서명한 3·1독립선언서가 탑골공원에서 낭독되었다. 폭압적인 일제의 식민지배에 맞서 조선의 독립을 내외만방에 선포한 이 선언서를 시작으로 3·1운동은 시작되었다.
남녀노소, 지역과 종교를 가리지 않고 거리로 뛰어나온 사람들은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3개월간 전국 곳곳에서 만세운동이 1500여 차례나 계속되었고, 참여한 사람은 200만 명이 훌쩍 넘었다. 비록 3·1운동을 통해 곧바로 광복을 맞이하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던 독립에의 의지와 역량을 대내외에 알린 민족적 쾌거였다.
3·1운동은 그동안 산발적으로 계속된 독립투쟁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었고, 이 영향으로 중국 상하이에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었으며, 이후 1945년 꿈에 그리던 광복을 맞이하기까지 전 세계에 유래 없이 강인한 우리 민족의 독립투쟁이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3·1운동이 있은 지 93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어떻게 변모하였는가? 독립을 맞이하고 본격적으로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힘을 모으려던 때, 3년여에 걸친 6·25전쟁은 전 국토를 폐허로 만들었다. 그러나 선조들은 포기하지 않고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끈기로 기적의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또한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 많은 분들이 앞장서 투쟁한 결과, 민주화의 길을 성공적으로 지나올 수 있었다. 이제는 어려운 나라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나라이자, 세계 아홉 번째로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한 경제강국이 되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자유롭고 풍요한 대한민국은 모두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그리고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 일신의 안위를 버린 국가유공자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제 선열들이 흘린 피와 땀의 수혜자인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희생과 헌신의 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하고도 중요한 일은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젊은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르게 알려주는 일일 것이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뤼순감옥에서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읽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우리가 우리나라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알아야 할 것이며, 또 우리 젊은 세대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나라사랑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매서운 날씨가 풀리고 새 생명이 탄생하는 따뜻한 봄, 이렇게 아름다운 3월을 만끽할 수 있게 해주신 선열들의 희생과 나라사랑 정신을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
정양성 국가보훈처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