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하나님을 아는 온전한 지식
입력 2012-02-27 21:15
요엘 2장 28~30절
하나님께서 부어주신 영을 받은 자들은 예언을 하고, 환상을 보고, 꿈을 꿉니다. 그들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질문해 보아야 할 것은 ‘어떤 은혜가 임했는가?’ 입니다. 우리 한국 교회의 상황을 이 말씀에 비추어볼 때, 많은 교회들이 두 개의 극단적 자세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오직 성령’이라며 말씀공부는 등한시하고 오직 은사만을 추구하는 자세입니다. 오순절에 불로 임하신 성령이 우리에게 주시는 은사로 사역하고 살아가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자세를 취하는 사람들에게는 말씀을 묵상하고 연구하는 것보다는 기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보다는 이적을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본문 말씀대로 오순절에 마가의 다락방에 성령이 임하셨을 때, 성령이 주신 은사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전보다 더없이 완전해졌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자신이 가셔야 보혜사 성령이 오실 것이고, 그 분이 오셔서 주님에 대한 지식을 더 완벽하게 해 주시고 주님에 대하여 증거하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요 16:7∼15). 그러므로 오순절에 성령이 임하신 사건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더 완전해지게 된 것에 있습니다.
둘째, ‘오직 말씀’이라며 성경공부는 열심히 하되 성령의 은사를 온전히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세입니다. 구약에서 하나님의 영을 받는 것은 곧 예언하는 일과 연결되어 있으며(민 11:25∼29, 삼상 10:6∼10), 본문에서도 사용되는 “환상을 보다”와 “꿈을 꾸다”도 동사들을 계시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자세를 취하는 사람들은 이 말씀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오순절에 임하신 성령을 받은 주의 백성의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완전해지는데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령의 도우심 없이 하나님을 온전히 알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해 보아야 합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대하여 두 가지로 말씀하십니다. 첫째는 객관적인 지식입니다. 이 같은 지식은 성경을 묵상하고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얻을 수 있습니다. ‘오직 성령’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 지식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둘째는 주관적인 혹은 관계적인 지식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과 인격적인 만남이 없이는 얻을 수 없는 지식입니다. ‘오직 말씀’을 주장하는 사람은 이 지식을 등한시 합니다. 그래서 제가 몸담고 있는 신대원에서는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신학을 지적인 탐구로만 생각한다면 하나님을 제대로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령이 도우셔야만 우리가 하나님을 관계적으로 알 수 있고, 그래야만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온전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본문을 통해 깨달아야 하는 것은 ‘이것 아니면 저것’이 아니라, ‘둘 다’라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객관적 지식과 관계적 지식, 이 두 가지를 모두 얻기 전까지는 하나님을 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유태인들은 두 시간 동안 영적 훈련을 할 때면 한 시간은 기도하고, 한 시간은 말씀을 연구하고 묵상합니다. 한 쪽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폐단은 없어야겠습니다. 우리 중에 존재하고 있는 ‘오직 성령’과 ‘오직 성경’의 벽도 허물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송병현 교수(백석대 신대원 구약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