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후계자 정해졌다” 주주들에 서한…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아 “내 가족은 경영 관여 않을 것”

입력 2012-02-26 20:55

워런 버핏(81)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후계자가 결정됐다. 다만 그의 정체는 곧바로 알려지지는 않았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인 버핏 회장이 25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사회가 자신의 후임자를 정했으며 열렬히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편지에서 “후계자는 관리 능력이나 인간적인 면에서 이사회의 칭송을 받고 있다”며 “후계자를 대신할 다른 두 명의 뛰어난 후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버핏의 후계자 1순위로는 버크셔 재보험 회장인 애지트 제인(60)이 꼽힌다. 그 외에 벌링턴 노턴 대표인 매튜 로즈(52), 가이코 보험 대표인 토니 니슬리(68), 미드아메리칸 회장인 그레고리 아벨(49) 등도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전했다.

제인 회장은 1985년 출범한 버크셔의 보험 사업을 340억 달러 규모로 키웠다. 버핏은 지난해 초 인도를 방문했을 때 후계 구도에 대한 질문에 “그는 내 자리를 탐내지는 않지만, 이사회도 그라면 환영할 것”이라고 제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벨 회장 역시 버핏이 ‘대단한 관리자’라고 여러 번 치켜세운 바 있다. 버핏은 서한에서 지난해 6.5% 수익을 낸 아벨의 성과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철도사업을 이끄는 로즈는 버핏이 2010년 미국 제2의 철도회사를 264억 달러에 사들이면서 ‘버핏 그룹’에 합류했다. 그가 이끄는 벌링턴 노턴의 이익은 지난해 21%나 증가했다.

니슬리 대표는 수십년을 버크셔에서 일해 왔으며 ‘업무에 가장 정통한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그는 18년 동안 자동차 보험을 맡아오면서 시장 점유율을 5배로 높였다.

버핏은 3명의 자녀를 뒀으며 큰 아들인 하워드 버핏에게 명목상의 회장 자리를 물려줄 것이라고 지난해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러나 버핏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내가 죽은 뒤 내 가족은 경영에 관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든든한 주주로서 새 경영자를 물색하고 선정하는 것을 도울 것이다”고 장남의 역할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