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나눔을 실천한 고(故) 강영우 박사를 추모하는 발걸음이 국내에서도 이어졌다.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강 박사의 분향소에는 26일 고인의 국내 지인을 비롯해 뜻을 기리는 조문객이 끊이지 않았다.
강 박사의 지인들은 국내에서 조문하고 싶어 하는 추모객을 위해 25일부터 분향소를 열었다. 모교인 연세대가 장소를 마련하고 꽃을 준비했고, 지인들이 조문객을 위한 다과를 가져왔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정갑영 연세대 총장 등 각계 인사들은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다.
웃는 얼굴의 강 박사 사진이 놓인 분향소에서는 강 박사의 고종사촌인 이향순씨 부부와 학교 후배인 김영 인하대 교육대학원장, 정진호 경쟁력평가원장이 상주로 조문객을 맞았다. 이씨는 국내에 유일한 강 박사의 혈연이다. 분향소 안내는 강 박사의 과 후배인 교육학과 학생들이 맡았다.
김 원장은 “장애를 극복하면서 학문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는 고인의 모습에 모두 부끄러워했다”며 “강 박사는 어려움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진정한 개척자였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대학을 다닐 때 강 박사와 박창길 성공회대 교수 등이 만든 독서동아리 ‘연세자유교양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이 동아리 후배들은 분향소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동아리 회원인 김주현(21)씨는 “학문에 열정을 지닌 먼 선배들의 전통이 지금까지 이어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 강 박사의 강연을 듣고 존경하게 돼 분향소까지 찾아왔다는 천재욱(18)군은 친구들과 분향소 앞에서 직접 쓴 추모사를 읽으며 고인을 애도했다. 천군은 “초등학교 때 교회에서 믿음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내용의 강연을 들었다”며 “살아계신 모습을 다시 뵙지는 못했지만 박사님의 뜻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강 박사의 추도예배는 27일 오전 10시30분 연세장례식장 1층 영결식장에서 잠실교회 양승전 목사의 사회와 원광기 담임목사의 설교로 열린다. 추도예배에서는 강 박사가 췌장암 진단을 받고 가족들에게 쓴 마지막 편지가 다시 한번 낭독된다.
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포기 않고 도전, 진정한 개척자였는데…” 고 강영우 박사 추모
입력 2012-02-26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