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끔찍한 결과… 유럽 ‘가축 괴바이러스’ 공포 확산
입력 2012-02-26 20:23
소 양 염소에 주로 전염되는 ‘슈말렌베르크 바이러스’가 유럽에 확산되고 있어 축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2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이 바이러스는 벨기에와 프랑스에 이어 영국으로 확산돼 유럽 전역에서 1000건의 확진 판정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룩셈부르크와 이탈리아에서도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네덜란드에서는 3500여 농장에서 발병 신고가 접수돼 100여건의 확진이 있었고, 벨기에에서도 100여건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영국에서는 지난 1월 이후 노퍽 서퍽 이스트서식스 등 대륙에 가까운 남동부 해안 농가 74곳에서 감염이 확인됐다. 유럽대륙 농가에서는 최대 50%, 영국에서는 20%의 가축을 잃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러시아와 멕시코는 관련 국가의 축산품 및 가축 수입을 금지시켰고, 중국도 관련 정보를 요청하고 나섰다. 유럽식약청(EFSA) 등 방역당국은 유럽연합(EU) 전 회원국을 대상으로 실태조사 및 방역체계 긴급점검에 나섰다. 하지만 감염 경로나 인체 유해성 여부 등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2001년 구제역, 2007년 블루텅 사태가 재연되지 않을까 당국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지난해 8월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의 슈말렌베르크와 네덜란드의 소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11월에는 두 나라와 벨기에의 양과 염소 등 되새김질 가축에서 같은 증상이 확인됐다. 이 바이러스는 다 자란 가축에는 미열이나 설사, 우유생산량 감소 등 가벼운 증상만 나타났다가 수일 만에 회복된다. 그러나 감염된 어미 가축은 출산 시 유산 혹은 사산, 사지가 변형된 기형을 낳게 된다. 가축의 임신기간이 끝나야 감염 사실이 확인되는 바람에 농가의 대처가 늦을 수밖에 없다. 유럽방역당국(ECDP)은 슈말렌베르크 바이러스가 깔따구나 모기 등 피를 빠는 곤충을 매개로 확산된다고 보고 있으나 동물끼리의 접촉이나 사람에 의한 전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EU집행위는 매개 곤충의 번식이 활발해지고 양의 출산이 본격화되는 2월 말부터 바이러스 피해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관련 조치를 전 회원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데다 유럽 내에서는 이미 바이러스가 확산된 상황이어서 얼마나 실효성 있는 조치가 나올지 의문이라고 유럽 언론들은 지적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