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크는 中 IT… 휴대전화는 LG 제쳐
입력 2012-02-26 19:33
IT제품에서도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TV는 아시아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굳혔고,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LG전자를 제치며 전통 IT강자인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26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TV 브랜드의 아시아 시장 판매량 점유율은 51.3%를 기록했다. 중국 TV는 지난해 1∼2분기 30% 후반대 점유율을 보였으나 3분기(42.1%) 40%를 넘어선 뒤 50%를 돌파한 것이다.
그동안 아시아 시장에서 1위를 달리던 일본 TV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42.8%에서 4분기 31.4%로 떨어졌고, 우리나라 TV도 같은 시기 15.1%에서 13.1%로 하락했다. 특히 부동의 1위였던 일본 샤프는 지난해 4분기 TCL과 창홍,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등 중국 브랜드들에 1∼4위 자리를 내주고 5위로 밀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4분기에 8위와 10위에 그쳤다.
특히 우리 기업들은 아시아에서 시장 규모 1·2위인 중국과 일본에서 자국 브랜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평판TV 시장 규모는 한국보다 8배 이상 크지만 일본 브랜드가 99%를 점유하고 있다. 외국 기업은 발도 못 붙이는 셈이다. 우리나라 TV의 점유율은 2010년 일본에 재진출한 LG전자의 0.4%가 전부고, LG전자의 3D LCD TV가 그나마 지난해 1.5%를 기록했을 뿐이다. 우리나라 TV 시장보다 10배 이상 큰 중국 역시 자국 브랜드가 점유율 77%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의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LG전자가 중국 업체인 ZTE에 덜미를 잡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등에 따르면 ZTE는 지난해 4분기에 휴대전화 1890만대를 판매해 LG전자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지난해 연간실적으로는 ZTE가 7810만대를 판매해 8810만대를 판매한 LG전자와의 격차를 1000만대로 줄였다. 2010년까지만 해도 ZTE는 5070만대를 판매해 LG전자(1억1670만대) 실적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보급형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중국 업체 견제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00달러 이하의 신흥 스마트폰 시장에서 ZTE의 활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