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수수료율 차별… 車 업계 1위 현대차만 낮추고 다른 업체 인하 요구는 거부
입력 2012-02-26 19:37
신용카드사들이 업계 1위인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완성차 업계의 수수료율 인하요구를 모두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카드사들은 현대차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요구에 신용카드는 기존 1.75%에서 1.7%로, 체크카드는 1.5%에서 1.0%로 각각 인하했다. 현대차가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자동차 구매 시 카드결제를 중지하겠다고 최후통첩하자 모든 카드사들이 백기 투항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GM, 르노삼성, 쌍용 등 다른 완성차 업계도 같은 요율 적용을 요구했지만 카드사들은 이를 거부했다. 결제액에서 현대차와 큰 차이가 있어 나머지 완성차 업체들이 카드사와 수수료율을 줄다리기할 힘이 없어 묵살당한 것이다.
같은 업종 내에서도 시장 지배력에 따라 수수료율을 차별한 것이어서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한 카드사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한 카드사의 임원은 “다른 완성차 업체 수수료율을 내려주지 않은 것은 반드시 카드사 탓만은 아니다”며 “당시 금융 당국에서 현대차의 수수료율 인하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토로하는 바람에 완성차 업체들이 저자세로 바뀐 면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형 기자 kim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