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네병원·보건소 등 예방적 1차 의료체계 미흡”… 병원 진료량·의료비 증가 원인
입력 2012-02-26 19:23
우리나라에는 동네의원, 보건소 등의 예방적 1차 의료체계가 미흡하기 때문에 병원 진료량과 의료비 지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회원국 의료체계의 질과 성과를 심층분석하고 있는 OECD 보건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한국 의료의 질 검토 보고서’를 26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02∼2009년 보건의료비 증가율은 연평균 7.7%로 OECD 평균인 3.6%의 2배를 넘었다. 특히 병원 분야 지출이 전체 의료비 증가를 주도해 질병치료를 병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2009년 기준 국민 1인당 평균 의사 진찰 횟수 역시 13건으로 OECD 평균 6.5건의 약 2배에 이른다.
OECD는 문제의 원인으로 ‘지역사회 기반의 1차 의료체계’ 부족을 꼽고 확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차 의료체계란 환자와 의료체계가 처음 만나는 곳으로 건강증진, 질병예방, 진료연계 등의 기능을 갖추고 지속적 진료를 통해 환자의 만성·복합 질환을 관리하는 기관을 말한다. 동네의원, 보건소 등이 1차 의료체계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들 지역 기초 의료기관이 외과 수술이나 입원 서비스 등 대형병원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1차 의료체계는 지역 주민에게 만성질환 예방 등을 교육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OECD의 시각이다. 그래야만 지금처럼 환자가 상급병원을 골라 다니며 전체 진료 횟수와 의료비 지출만 늘리는 문제점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임항 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