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구 현역 4명 불출마… 영남권 물갈이 조짐
입력 2012-02-26 18:56
새누리당이 오랜 텃밭이었던 대구에서 어떤 공천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영남권 현역의원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 얘기가 커지면서 이에 맞대응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대구의 공천 탈락률은…=대구 12개 지역구는 모두 새누리당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4명이 현 지역구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4선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달성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친박근혜계 최다선인 홍사덕(6선) 의원도 공천 신청을 하지 않고 당에 거취를 일임했다. 여기에 친박계 4선 이해봉 의원과 재선 주성영 의원이 불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일단 전 지역에 예외가 없다는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의 ‘현역 25% 컷오프 룰’(불출마자 제외)이 대구에도 적용될 경우 앞으로 2명의 현역의원은 낙천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또 다른 텃밭 부산에서 50%의 공천 물갈이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대구도 비슷한 비율의 현역의원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이미 중진들이 다수 용퇴해 컷오프 대상이 초·재선 의원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떠돌고 있다.
공천위가 지난주 후반 지역구별로 실시한 여론조사가 살생부를 작성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교체지수가 높은 현역의원 지역구를 아예 전략공천지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컷오프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26일 절반 물갈이 여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영남권, 탈당→무소속으로 이어지나=역대 총선에서도 여야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지역 기반이 튼튼한 현역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사례가 많았다. 이 때문에 일부 의원들은 벌써부터 공천 탈락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탈당 결행 관측을 받았던 영남권 중진 상당수는 언론과의 접촉에서 무소속 카드를 꺼내 들겠다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공천위를 향해 배수진을 치겠다는 무력시위 측면도 있지만, 실제로 당을 떠나 총선 출마를 할 의원도 다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TK)의 한 중진의원은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는 결심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고 부산·경남(PK)의 한 중진의원 측도 “낙천하면 탈당하기로 마음을 정한 상태”라며 “이 같은 결심을 이미 지역 관계자들에게 밝혔고 낙천 후 프로그램도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
부산의 한 중진의원 측은 “더 나은 사람이 공천을 신청하면 비켜주는 것도 고려했지만 예비후보의 면면을 살펴보고 자리를 내줄 수 없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역 내 인지도가 높은 현역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은 신진 인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할 수 있다. 4년 전 18대 총선에서도 영남권에서 ‘박풍’(朴風·박근혜 바람)이 불면서 낙천된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당선됐었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