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의 협박과 도발에 흔들림 없어야

입력 2012-02-26 18:10

북한의 도발 위협이 심상치 않다. 북한은 최근 군 최고사령관 김정은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했던 서해 군부대를 시찰하면서 우리 군의 해상 사격훈련에 대응한 ‘강력한 보복타격’을 운위했다. 또 국방위원회는 키 리졸브 등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 ‘거족적인 성전’을 들먹였다. 애당초 북한의 호전적인 무력도발이 없다면 서해를 비롯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은 진작 해소됐을 것이고 보면 가당찮은 수작이다.

하지만 아무리 가당찮아도 협박은 협박이다. 만에 하나라도 연평도 포격 같은 사태가 재발할 경우 원점 타격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히 응징해야 한다. 아울러 계획된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에 추호의 흔들림도 있어서는 안 된다.

일부에서는 김정은의 서해 부대 시찰 및 발언을 두고 ‘내부 체제결속용’이라고 지적한다. 김정은의 용맹함을 보여줘 선군통치 기조를 확고히 세우고 체제를 빨리 안착시키면서 군의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긴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속담도 있다. 하지만 북한 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의 해안포대 시찰 중 실시된 ‘화력복무훈련’에는 2010년 연평도에 포격을 가했던 군인들도 참여했다. 이에 비추어 심상하게 볼 수만은 없다.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겨냥한 북한 국방위 대변인 성명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지난해 2월에도 키 리졸브훈련을 앞두고 군 판문점대표부 성명을 통해 ‘서울 불바다’ 표현까지 써가며 맹비난하는 등 매년 군사적 대응방침을 밝혔으나 실제 군사도발은 없었다. 그런 만큼 의례적인 협박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국방위 성명에는 한·미가 ‘이집트식 변화와 리비아식 승리를 꿈꾸며 모험적인 전쟁의 길에 뛰어들고 있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중동발 민주화 바람에 따른 위기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위기 타개 혹은 예방책으로 도발할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미 연합훈련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