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찾아주면 현상금 700만원 드립니다”

입력 2012-02-26 16:41

[쿠키 사회] “고양이를 찾아주시면 현상금 700만원을 드립니다.”

경북 문경에 사는 한 40대 주부가 집 나간 고양이를 찾기 위해 반려동물 현상금 사상 최고 액수인 700만원을 내걸었다.

최근 문경지역 주택가와 버스승강장을 비롯한 곳곳에는 ‘고양이를 찾습니다’란 대·소형 현수막과 8절지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 있다.

주민 이종만(45)씨는 “웬만한 실종자 찾기 사례금보다 높은 현상금에다 주인의 고양이 사랑을 표현한 글귀가 너무 애틋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눈길을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양이 주인은 포스터에서 “내 생명처럼 아끼고 사랑했던 고양이”라며 “집을 나간 후 식음을 전폐하고 1년 동안 까만 밤을 하얗게 눈물로 지새웠다”고 설명했다.

또 “그 까짓것 고양이 하시겠지만 저로서는 고양이가 제 인생의 전부였으며 우울증으로 생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였다”며 고양이를 잃은 후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고 있음을 호소했다.

이 주부는 처음엔 집 주변을 중심으로 찾기 시작했으나 최근 현상금을 700만원으로 올리고 53개의 현수막과 포스터 1만장 가운데 7000장을 혼자서 부착하는 등 인근 예천까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 주부는 또 지금까지 비슷한 고양이를 발견했다는 전화를 수없이 받았지만 확인 결과, 야옹이가 아니었으며 분실 당시 11개월 된 수컷으로 이름은 ‘야옹이’였다고 설명했다.

현수막과 포스터에는 주인이 안고 찍은 고양이 사진 2매를 비롯해 고양이가 2010년 12월에서 2011년 1월 사이 집을 나갔으며 꼬리 끝이 굽었고 성격이 온순하다고 표기돼 있다.

이에 주민들은 “현상금 액수에 사람 찾는 것 보다 많아 놀랍고 이해하기 힘들다”거나 “고양이를 정말 가족 같이 사랑했다면 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는 등 견해가 분분하다.

지역 동물단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개와 고양이 통틀어 반려동물 현상금 중 최고 액수로 파악되고 있다”며 “반려동물을 가족과 같이 정성으로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