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위풍당당 맨유 캡틴… 유로파리그 지휘 16강 견인

입력 2012-02-24 19:27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주장 완장을 찼던 박지성(31)이 이번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캡틴’으로 거듭났다. 134년 맨유 역사에서 아시아인으로서 ‘캡틴’ 완장을 풀타임으로 찬 선수는 박지성이 유일하다.

박지성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아약스(네덜란드)와의 2011∼2012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리그 32강 2차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경기는 1대2로 맨유가 졌지만 박지성에겐 의미있는 매치였다. 왼쪽 팔에 노란 주장 완장을 찬 것이다. 박지성은 맨유 입단 첫 해인 2005년 릴OSC(프랑스)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주장 완장을 건네받아 10분 동안 ‘캡틴’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주장 라이언 긱스가 박지성에게 ‘다른 선수에게 주장 완장을 전해주라’고 한 부탁을 박지성이 영어를 못 알아들어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지난 6일 맨유 유니폼을 입고 통산 2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박지성은 이날 또 하나의 의미있는 기록을 세운 셈이다. 박지성은 세계 최고 클럽 맨유에서 주장으로 선발 출전한 아시아인 최초의 선수가 됐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이날 선발 명단에 포함된 11명 가운데 가장 경험이 풍부하고 나이가 많은 박지성에게 ‘임시 캡틴’을 맡겨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줬다. 맨유의 주장은 현재 세르비아 출신의 최고 센터백 네마냐 비디치(31)가 맡고 있다.

맨유 홈페이지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자신이 신뢰하는 선수가 아니라면 절대 주장 완장을 맡기지 않는다”고 소개하며 “7년 전에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주장 완장을 잠시 찼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라운드에서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듣고 동료 선수들에게 전달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맨유는 이날 졌지만 1차전에서 2대 0으로 이긴 덕분에 1,2차전 합계 3-2로 앞서 16강 진출권을 따냈다.

김준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