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지하철·화장실 끌려 다니면서 성추행 당했는데… 어른들은 뭐했나

입력 2012-02-24 19:12

지하철 안에서 여중생을 10여분간 성추행한 뒤 성폭행까지 하려던 10대가 구속됐다. 여중생은 전동차 안 어른들에게 도움을 받지 못했고, 한 시민의 신고로 역무원이 나섰지만 아무런 조치 없이 자리를 떠나 여중생은 한동안 더 성추행을 당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4일 지하철 안에서 여중생의 몸을 더듬는 등 추행한 뒤 화장실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 한 혐의(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제추행 등)로 장모(18)군을 구속했다.

장군은 10일 오후 5시40분쯤 서울지하철 7호선 면목역에서 뚝섬유원지역까지 운행하는 열차 안에서 10여분간 A양(13)을 추행한 뒤 뚝섬유원지역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장군은 승강장에 서 있던 A양을 따라 전동차에 오른 뒤 문쪽으로 피해자를 밀어붙여 “조용히 하고 가만히 있으라”고 협박하며 몸을 더듬었다. 키가 180㎝가 넘는 장군이 다른 승객들이 보지 못하도록 온몸으로 가려 A양은 구조 요청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A양은 경찰에서 “한 승객과 겨우 눈이 마주쳐 눈빛으로 구조 요청을 보냈지만 승객이 고개를 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군은 A양을 뚝섬유원지역에서 끌고 내린 뒤 남자 장애인 화장실로 데려가 성폭행하려다 시민의 신고로 따라온 역무원이 “화장실에서 나오라”고 소리치자 A양과 연인인 척하며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역무원이 태연하게 나온 장군에게 속아 그냥 가버리자 2층 승강장으로 A양을 다시 끌고 가 성추행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