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황우여 합당제안 거절… 연대 잘 안될 것”

입력 2012-02-24 19:05

새누리당이 자유선진당에 합당을 요구했다 거절당했다. 양당은 4월 총선 연대를 모색하고 있지만 선결 문제가 많아 실제로 연대가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태다.

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는 24일 종편채널에 출연해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설연휴가 지난 뒤 찾아와 합당을 제안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우리 당 목표는 양당 구도를 깨고 건전한 제3당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합당 제안은 선진당 목적과 배치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보수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었다. 따라서 합당은 (보수) 정체성에 반하는 것 아닌가”라며 “새누리당이 선거연대보다 합당을 더 원하는 것처럼 보여서 진척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만난다면 심대평 대표가 만날 일이지 내가 만날 일은 아니다”라며 “(황 원내대표에게) 논의를 진전시키려면 심 대표를 찾아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총선 연대는) 잘 안 될 것 같다”며 “새누리당이 자기 울타리를 넓히는 일만 하고 있어서 방향이 틀렸고, 구체적인 연대 얘기도 없다”고 덧붙였다. 선진당이 충청권 공천 양보를 요구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게 아니다. 연대를 위해서는 (새누리당이) 우리 당에 충청권을 맡기는 전략적 결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심 대표는 언론과의 접촉에서 “새누리당이 충청지역에서 후보를 내지 않으면 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과의 연대는 충청지역에서 우리 당 역할을 인정하고 양당구조 폐해를 막기 위한 제3당 필요성을 공감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지역구 나눠 먹기 식 선거연대로는 충청에서 표를 얻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날 오전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국가 미래가 직결돼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겠다고 진보좌파 세력이 모이고 있는데 이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보수세력 결집이 중요하다”고 말해 양당 간 연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